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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Jun 17. 2018

<하트시그널2> 오영주가 보여준 '어른의 사랑'

진지하고 어른스러운 사랑이란 무엇인가.


오영주씨가 보여준 어른의 사랑이 동영상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아래 글은 그대로 있습니다.

https://youtu.be/bJ7WPmWPGmw


예전에 <하트시그널>에 대해서 한 바가지 욕을 했었다. <하트시그널> 제작진이 깔아 놓은 무대는 참 싫었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빛나던 사람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오영주였다. <하트시그널>을 힘있게 끌고 나간 줄기는 바로 오영주와 김현우의 관계였을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김현우 보다는 오영주 자체가 끌고가는 힘이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해본다. 많은 사람들이 오영주에게 열광을 한다. 털털하고, 솔직하고, 어른 같고, 성숙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오영주의 팬층을 보면 남자도 있지만 여자들이 오영주를 더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오영주의 매력은 평소에는 장군같지만 술을 먹으면 약간의 애교 섞인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오영주를 평가하면 과소평가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오영주는 '어른의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주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같이 철들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영주의 태도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1)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솔직하자!


연애를 할 때, 남녀가 갈등을 겪는 경우 중 한 가지를 뽑자면 그것은 자존심일 것이다. 내 자신이 자존심이 매우 강한 스타일인데, 나 같이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자존심을 건드리면 분노를 하게 된다. 이것은 일종의 자존감이 낮은 것이다. 자존심이라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 외의 것에 집착을 하는 것이다. 그 자존심은 능력, 학력, 직업, 사회적 지위, 권위, 외모 같은 것에 집착을 하는 경향이 있다. 즉, 자존심이 강하다는 것은 사랑을 줄 수 있는 힘이 미약하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연관관계에 있다. 그렇다면 사랑은 무엇일까. 시랑이란, 강력하면서도 무력한 것이다. 사랑은 닫혀진 마음의 문을 열게 하지만 동시에 사랑은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추상적으로 썼는데 이를 풀어쓰면, 사랑하면, 내 지위, 체면, 소중한 것을 포기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인물이라고 한다면 사랑을 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무대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런 사랑의 정의를 가진다면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진정한' 사랑을 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런 모습은 오영주의 모습에서도 잘 나타난다. 오영주는 김현우에게 마음이 있었고 김현우에게 당당하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한국의 사회적 통념상, 여성이 먼저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며 솔직하게 대하는 것은 여성에게 있어 일종의 자존심을 구기는 행위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모습에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영주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 것 같다.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행동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귀감을 주었다.



2)문제가 생기면 대면한다


인간이란, 사회에서 생활을 하면 타인과 관계를 필수적으로 맺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 한다. 당연한 말이다.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이 많으면 얼마나 평화로울까.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수 백만명의 다른 인생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과 나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한다. 우리가 갈등이 일어나는 주된 이유는 의사소통의 한계 때문이다. 인간은 대화의 내용을 받아드릴 때,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이해를 한다. 즉, 인간은 사회 내에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필연적으로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연인 사이에서도 소통의 문제로 멱살을 잡고 싸우는 마당에... 여하튼,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갈등이 생겼을 때, 대면하는 사람을 높게 평가한다. 왜냐하면 갈등과 대면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갈등에 대해 두 가지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대면하거나 피하면 된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선택지이기 때문에 무엇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회피하는 것을 계속 쌓으면 그것은 독이 된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두고 이번에도 회피, 다음에도 회피, 또 다음에도 회피를 하다보면 회피하는 사람은 자신이 어디로 와있는지 모를 곳에 와있을 것이다. 대면하지 않는 것은 마음이 편하다. 그러나, 그것은 밥먹듯이 계속하면 수많은 회피가 모여 내가 누구인지까지 망각하게 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오영주는 그런 면에서 참 문제를 대면할 줄 아는 사람이다. 오해가 생겼을 때 절대 피하지 않으며, 불편한 사람 앞에서도 대면한다. 대면하는데 오영주의 마음이 편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면하면 적어도 문제를 풀 수 있는 가능성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연인 사이에서도 대면하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연인들에게 있어서 갈등은 당연한 것이다. 성숙하면 성숙할수록 그런 갈등을 소통을 통해 풀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아야 고칠 것은 고치고 개선할 것은 개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갈등을 대면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은 그 관계가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3)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


오영주에게 있어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 것은 아마 절망한 김도균에 대해 조언을 해준 장면 때문일 것이다. 조언과 가르치려 드는 태도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태도에 전제는 '내가 이 사람보다 우위에 있고 너는 나보다 몰라 그러니까 너는 내 말을 따라야 해'라는 식이다. 이것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지점은 바로 '사랑의 이름으로 너를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앞에서 나름 정의를 했지만 그래도 추상적인 것이다. 쉽게 규정할 수 없는 개념이다. 이런 추상적 특성은 한 사람의 행동을 합리화하는데 좋은 도구가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가르친다',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때린다'와 같이 사랑에는 폭력성을 잘 포장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더라고, 그 방식이 상처를 주는 방식이라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오영주의 태도는 참 어른스러운 면모를 보여준 것은 김도균의 고민에 대해 잘 들어주는 것이었다. 그녀의 말하는 방식을 보면 '너 이렇게 해!'라는 지시형이 아니었다.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김도균에게 조언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이런 모습에 깔려 있는 전제는 바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다. 다른 삶을 살아온 '너의 삶에 대해 긍정을 하며 이런 부분에서 조금 개선을 좋이 않을까' 하는 모습은 참 성숙한 모습이다. 사실 이 모습을 보며 많이 반성을 했다. 예전에 세상이 내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나는 나의 기준에서 그 사람의 삶을 고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시간이 흘러 말하길, '의도는 좋았는데 참 상처가 많이 되었다'라는 말을 했다. 그 당시는 전혀 깨닫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성찰을 하게 된다.


4)그대가 날 선택하지 않을지라도 나는 그대를 선택하겠어


마지막회를 보면, 김현우와 임현주는 커플이 된다. 정황상 오영주는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김현우에게 거절당할 것을 알면서도 김현우의 데이트 신청을 받고 김현우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참 슬프면서도 멋이었다. 또한, 김현우가 임현주를 선택할 것을 알면서도 오영주는 김현우를 선택함으로서 그녀의 진실된 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그 사람이 딴 사람을 좋아하면 다른 방향으로 갈아타는 것이 매우 합리적이고 똑똑하다고 한다. 이런 시각으로 오영주를 보면 바보 곰탱이처럼 보인다. 그런데, 우리가 오영주의 저런 선택을 미련하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 어쩌면 우리는 오히려 진지한 사랑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오영주가 보여준 것은 '진지한 어른'의 사랑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신이 직접 나서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며, 타인을 대할 때도 존중하며, 그 사람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상대방의 결정을 존중하는 모습은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사랑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그 안에는 용기, 공감, 질투와 같은 것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고 그 선택을 존중하는 그 모습은 <하트시그널>에서 그녀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자신의 자존심까지 버리며 한 남자를 사랑하는 그 모습은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나이가 들수록 조건을 보며, 상대방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좋아하는 상대방의 모습을 사랑하는 모습은 진정한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해서,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해본 사람만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나요?


영주 : (마지막 이규빈과 통화에서) 그랬지, 너가 그동안 여려모로 되게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을 것 같아. 그런 시간들을 내가 줘서 너무 미안하고 너가 되게 한자리 계속 있었잖아. 근데 되게 홀로 거기있을 때 되게 쓸쓸했을 것  같아. 내가 너랑 보냈던 시간을 떠올려 보면 진짜 그 시간들이 다 따뜻한 거야... 그 4주동안 힘들고 그랬던 시간중에 나에겐 어... 따뜻한 시간을 줘서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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