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저스 : 인피티니 워>
<어벤저스 : 인피니티 워>는 주인공 타노스가 행성들을 돌아다니며 인피티니 스톤을 모아 자신의 정의를 관철시킨다. 감정이입이 타노스라는 인물에게 되다 보니 어벤저스가 오히려 악당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벤저스 : 인피니티 워>에서 어벤저스는 <어벤저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부터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에 이르기까지 영웅들이 서로 갈등하고 분열되었다. 어벤저스가 의미있는 것은 거대한 적에게 각각의 영웅이 서로 협력하여 역경을 극복해 나간다는 점이다. 그러나, 영웅들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타노스에게 개박살이 난다. 타노스는 그동안의 빌런들과 견주아 보아도 손색이 없는 철학적 고민을 하는 인물이다. 특히, 타노스가 인피티니티 스톤을 하나하나 모으는 여정은 전혀 쉽지가 않다. 사상이나 이를 이룩하는 수단은 잘못되었지만 빌런이 이렇게 자신의 사상을 이루기 위해 고생하는 영화는 없을 것이다. 특히, 타노스라는 인물이 그동안 대부분의 영화에서 거대한 보스는 평면적인 성격을 지였었다면 타노스의 사상이 완전히 정신이상자의 신념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인상을 준다. 이번 영화는 타노스에 의한, 타노스를 위한, 타노스 영화다.
타노스의 멘탈리티 : 한계생산력저하의 법칙과 벤담
<어벤저스 : 인피티니 워>에서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아야 동기가 밝혀졌다. 타노스는 어린 시절 자신의 행성에 인구가 계속적으로 증가해 식량이 부족해지며 사회가 무너져 내려가는 비극을 보았다. 타노스의 문제의식은 19세기 영국의 학자 멜서스의 이론과 일맥상통한다. 멜서스는 한계생산력저하의 법칙을 주장했었다. 한계생산력저하의 법칙은 토지가 제한되어 있는데, 일정량의 토지에 많은 노동력을 계속 투입하면 생산력은 늘어나지만, 노동력 만큼 생산력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맬서스의 논지는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앉지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으로 결국 인간은 기근에 시달리고 사회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논지다. 왜냐하면 토지는 한정되어 있지만 인간의 증가는 제약조건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인구의 폭증은 막을 수도 없으며 사회를 무너트릴 수 업으니 (멜서스 시대에) 신의 섭리인 전염병을 막을 필요는 없고, 빈민을 구제하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오게 된. 멜서스는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곳에 우물을 많이 파서 전염병으로 사람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19세기 영국에서 전염병의 근원지가 바로 우물이었기 때문이었다. 멜서스의 논지처럼 타노스는 우주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는 우주를 무너트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하여, 타노스는 해결책을 생각하는데 바로 우주 전체 인구에서 무작위로 50%를 제거한다면 우주는 유지될 것이며 망가지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즉, 우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절반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타노스의 생각이 겉으로 보기에 옳지만 우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희생당해야 하는 개개인이 수단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멸망할 것 같은 세상을 위해 내가 정의가 된다.
타노스는 세상이 망해가는 것을 보고 자신이 이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입장에서 타노스는 악당으로 보이지만, 타노스의 관점에서 자신의 사고와 신념은 곧 정의가 된다. 히틀러와 나치가 등장했을 때, 많은 독일 국민들이 그들에게 열광을 했었다. 히틀러는 첫번째 연설에서 공익은 사익을 우선한다고 하였고, 국가와 당이 우선이고 국민은 그에 대한 부속품이라는 뉘앙스의 연설을 하였다. 히틀러의 이런 사고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왜냐하면 히틀러가 말하는 공익은 우리가 생각하는 개념의 공익이 아니다. 히틀러가 생각하기에 옳아보이는 공익이며, 나치당이 생각하기에 옳아보이는 공익인 것이다. 즉, 이들이 정하는 공익에 반하는 것은 적이 되는 것이다. <어벤저스 :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는 어떠한가. 타노스 또한 자신이 생각하는 철학과 신념이 있었고 그 신념이 자신의 정의가 되어 버린 것이다. 타노스의 입장에서 자신은 우주와 세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지구의 어벤저스라는 집단이 나타나 자신의 계획에 테클을 거니 타노스 입장에서 어벤저스는 악이다. 자신은 우주를 지키는 사명을 가졌으니 타노스는 자신의 딸 가모라, 부하들을 모두 잃으면서까지 자신의 계획을 감행한다. 타노스가 순수해 보이는 면이 있는데, 자신의 딸 가모라를 희생시켜 인피니티 스톤을 얻고 타노스는 매우 슬퍼한다. 즉, 가모라를 많이 사랑하지만 우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가족까지 희생시키는 그의 모습에서 숭고함까지 느껴진다. 타노스는 자신의 정의를 관철시키고 계획을 이루기 위해 자신과 관련된 모두를 잃고 홀로남게 된다.
비극적 영웅의 탄생
타노스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타노스는 운명과 싸운 영웅의 모습이 나타나는데 타노스가 아이언맨과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그리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싸울 때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노스를 이길 한 가지 루트를 찾아내고 타노스가 실패하는 운명의 루트를 세팅한다. 즉, 타노스는 운명과의 싸움에서 이미 패배할 것이 자먕한 사실로 나타났다. 우주의 인구가 계속 증가해 우주가 무너지게 되는 것은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 운명을 거스르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의 의지를 관철 시켰던 타노스는 비록 방법은 잘못되었지만 영웅의 면모를 보인다. 그러나, 그가 저항하던 운명에 패배할 것이라는 사실은 타노스를 비극의 영웅으로 격상시킨다. 타노스가 메시아적 사상에 심취해 있지만 핑거스냅을 한 이후 휴식을 취하겠다는 것은 타노스가 우주 정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주의 평화를 위해 자신의 과업을 이루었고 자신은 이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암시를 준다. 타노스의 비극은 아이러니하게도 '순수성' 자체에서 기인한다. 순수함이은 선악을 구분하지 못할정도로 깨끗한 심성을 의미한다. 타노스는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고 우주의 멸망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우주의 부조리함을 본 자신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오로지 자신이 메시아기 때문에 전체주의적 속성으로 세상을 구원하려 했으며 자신은 또한 어벤저스에게 탄압받는 순교자로 생각했을 수 있다. 타노스의 순수성은 좋은 뜻이 있었으나 순수함이 얼마나 잔인한 비극의 주인공을 만들 수 있는가를 <어벤저스 : 인피티니 워>는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