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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Jul 29. 2018

글의 무게, 글쓰기에 대한 태도

글쓰는 사람의 태도에 관하여

최근, 글을 쓸 때마다 느끼는 무게감은 가볍지가 않다. 글에 흥미를 가지고 쓰기로 마음 먹었던 때는 2011년 정도였다. 그 당시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아주 간단했다. 학부 수업시간에 배웠던 보들레르의 시, <알바트로스>와 <고통의 연금술>이라는 시가 나를 매료시켰다. 그때, 강사님이 가르치시던 문학의 개념이나 해설이 너무 재밌었다. 그래서, 그것을 필기해두고 있었다. 글을 본격적으로 쓰게 된 것은 자서전 읽기 수업이었는데, 독후감을 썼어야 했다. 그 당시 글들을 보면 정말 무식하지만 용기있게 쓴 글이 많았다. 지금도 철이 들지 않았지만 그때는 정말 철이 들지 않았다. 뭔가 내가 안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욕심이 컸다. 그래서 부랴부랴 블로그를 만들고 운영을 했다. 2013년 정도에는 글이 올려도 SNS의 초기 단계였기 파워블로거가 아니면 많은 사람들에게 글이 읽히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글에 대해 논리적 비약이 있더라도 올리고, 용감하게 글을 올렸었다. 그때 내 글들은 동네 문방구에서 파는 물건들 같은 느낌을 주었다. 즉, 내 글은 사적인 일기장의 느낌이 강했다. 내가 배운 것을 나름 기록하고, 여름 방학 때 내 글들은 검색이 되어서 대학생들의 방학숙제에 참고할 만한 글이었다.



그런데, 지금 시대는 글을 쓰는 느낌이 다르다. 그 이유를 하나 들자면 SNS의 발달과 연관되어 있다. 요즘은 글을 공유하는 기능이 발달 되어 내 글이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다. 글은 페이스북, 다음 메인 페이지, 카카오톡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독자들이 될 수 있게 되었다. 글을 쓰는 사람의 경우 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프란츠 카프카 같이 자신의 글을 통해 구원을 받으려 했던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글이 많은 사람에게 퍼지기를 원한다. 글을 쓰면서 많은 사람에게 동의를 얻은 글들도 있었지만, 논리적 비약으로 쓴 글을 꾸짖는 댓글도 많았다. 그래서, 최근에 든 생각은 나의 개인 페이지에 올리는 글이 비록 사적인 내용이라고 해도, 그 글이 많이 읽히게 된다면 사적인 영역에만 머무르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특히, SNS에 올리는 글들에 대해서 아무리 개인 페이지라고 해도, 글이라는 것은 소통을 하는 것이므로 공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무게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글을 쓰는데 부담이 없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글을 별로 주목하지도 않았거니와 개인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 시대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모두가 이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글은 누구에게 읽힐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글을 쓸 때, 최선을 다해야 하며, 비록 허점이 있을지라도 공을 들여야 한다. 


오히려, 하나의 글을 쓰기 위해 요즘은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공부를 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글을 쓰는 사람의 태도는 과거보다 지금이 더 무겁다. 나의 잘못된 정보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 민감한 사안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은 좋지만, 논리가 없고 자신이 믿는 것에 대해 근거도 없이 '내가 좋아하니까 내가 말하는 것이 옳고 너희도 동의하지?'라는 식의 글은 지양해야 한다. 이런 글들은 매우 무책임한 글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일종의 나의 주장을 하는 것이며 오로지 나 자신만 내 글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 글에 대해 아무런 공부도 없고, 근거도 없는 글을 쓰는 것은 동물의 울음소리와도 같은 것이다. 여기서 내가 지적하는 것은 완벽한 글을 쓰라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내 글들을 보면 비판할 점도 많고 오류도 많다. 하지만, 여기서 글쓰는 사람의 중요한 태도는 바로 '진지함'이다. '진지함'은 글을 쓸 때, 최선을 다해 쓰며, 공부도 하고, 깊은 사고를 하는 것이다. 이런 글들은,  비록 완벽하지 않더라도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것이다. 매일, 매일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글은 공부를 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진지한 태도로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이 매일, 매일 글을 쓰는 것 보다 낫다.



마지막으로, '내가 쓰는 글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줄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글쓰는 사람의 고민은 내가 좋아하는 주제와 대중이 좋아하는 주제가 불일치할 때에 있다. 일치를 한다면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읽어 줄 것이다. 그렇지만 불일치할 경우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읽히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알다시피 베스트셀러가 꼭 그 내용이 풍부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내 글이 어떻게 소비될지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글을 발굴해주는 것은 독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쓰는 사람의 태도는 언제나 진지해야 한다. 내 글이 지금 빛을 보지 않는다고 해도 누구에게나 기회는 올 것이다. 에미넴의 삶을 다룬, '8마일'의 주제는 무명이었던 에미넴의 삶 속에서 에미넴은 기회가 올지 끝없이 노력을 했었다. 그 영화가 어디까지 실화인지는 모르겠으나, 글쓰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며, 글을 쓸 때는 진지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이런 태도가 지금 우리 시대의 글쓰는 사람들의 숙명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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