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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Jul 30. 2018

화사의 먹방을 막아라?

정부의 먹방 규제나 가이드라인 제시는 옳은가.

최근 화사와 이영자의 먹방이 대세다. 최근에 나도 친구들과 돼지 곱창을 먹으러 갔다. 진심 맛있었다. 그런데 다음날, 보건복지부에서 먹방에 대한 규제를 걸겠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먹방에 대한 규제를 하는 것은 아니고 가이드라인을 준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먹방을 규제하거나 혹은 가이드라인을 주겠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비만율을 줄이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그런데, 왜 먹방이 그 타겟인지는 의문이다. 사실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결론은 멍청한 결론인데, '먹방 방송이 늘어나고 사람들이 방송을 많이 시청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비만이 되고 폭식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먹방 방송을 보는 모든 사람은 많이 먹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한다. 그런데, 먹방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과 폭식의 상관관계가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결과나 통계적 수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먹방 방송이 폭식을 조장하는 면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비만의 모든 원인을 마치 먹방이 모든 것을 조장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인 바보 결론이다. 우리의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이 얼마나 많은가. 오히려, 먹방보다 영향력 있는 것은 SNS에서 돌아다니는 광고들이나, 인스타그램의 음식 사진들이다. 


페이스북을 보다보면 '우리가 먹어야 할 홍대 맛집'이라는 게시물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사진들의 모두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음식점이 담합을 해서 광고를 냈을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진짜 맛있는 집들을 포진시키고, 나중에 자신의 집을 넣는 경우가 있고, 몇몇 집들이 팀을 이루어 자신들의 음식점을 맛집이라고 광고를 내는 경우다. 사실, 페이스북에서 '맛집 베스트 5'나 '죽기전에 꼭 가봐야할 맛집'은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무엇인가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고, 이곳을 방문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 또는 정보를 찾기 귀찮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광고를 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한, 먹방보다 사람들이 식욕의 욕구를 느끼는 것은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인스타그램의 작동요소는 매우 본능적이다. 가끔, 친구들과 음식점을 가면 남자고 여자고 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사진을 찍는다. 정말 음식을 맛있게 찍고 그것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다. 그 사진들을 보면 정말 맛있어 보이고 가고 싶게 만드는 충동을 일으킨다. 가끔 어떤 음식점들에서 자신의 음식에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헤쉬테그를 걸고 올려주면 음료수나 서비스를 준다고 하는데, 이 음식점들에서는 인스타그램의 확산력을 알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먹는 것을 고려하는 요소에 대해서 먹방도 있지만 SNS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사실, SNS가 더 위력이 있을 수 있는 것이, 먹방이라는 것은 내가 앉아서 그 방송을 시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어느 동네를 가서 밥을 먹는데 계획을 하기 보다는 그곳에서 맛집을 찾는 것은 SNS를 통한 맛집 검색이 더 빠르지 않을까. 누가 먹방 방송을 보고 맛집을 그르는가.



보건복지부에서 맛집에 대한 규제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는 것은 이영자와 화사의 먹방 방송 때문일 것이다. 이영자가 찾는 휴계소 음식이나 화사의 곱창이나 간장 게장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오히려 그것을 재생산하는 것은 SNS다. 보건복지부 사람들에게 감정이입을 해보면, 최근에 이영자나 화사의 먹방이 핫이슈다. 그러니까, 먹방이 문제라는 정말로 단순한 논리구조를 가지고 발표를 한 것이다. 이런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대해 한 숨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에 한숨이 나온 것은 너무나 표면적이고 일시적인 열풍에서 그 원인을 찾은 것이다. 까놓고 이야기해서 우리가 많이 먹는 것, 맛있는 음식에 열광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먹는 것에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일을 하고 힘이 드는데 나를 위로할 것은 필요하고 기분은 꿀꿀한데, 맛있는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다. 그러면, 사람들이 맛있는 것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젊은 세대에게 미래를 보여주지 못하고, 젊은 세대는 미래에 대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저축을 한다고 해도 집을 살 수 있을까. 내가 10년 후를 내다보고 저축을 한다고 해서 내가 잘 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면 막막하다. 즉, 매리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나는 오늘 나의 즐거움을 위해 소비를 하겠다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화사나 이영자의 먹방을 보고 그것을 규제한다는 것은 멍청한 일이다. 먹방을 규제한다고 해도 그 효과는 미비할 것이 SNS를 통해서 음식 정보들이 돌아다닐테니까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먹방에 대한 규제 혹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 누가 이익을 볼까. 정부규제의 의미는 공익을 위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즉, 정부규제는 공익에 봉사하는 효과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고 생각되지만, 대부분의 규제는 특별한 이익에 봉사하는 면이 있다. 즉, 특수이해집단이 정부로 하여금 자신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규제조치를 취하게 만든 것이다. 먹방이나 맛집 열풍을 통해서 피해를 본 것은 많은 프렌차이즈 음식점들이다. 맛집 열풍으로 인해서 아웃백도 망하고, 블랙스미스도 망하게 된 것이다. 뭐, 보건복지부가 설마, 특수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규제를 하겠는가. 여하튼, 정부가 먹방을 때리는 것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먹방에 대한 규제를 가한다면 오히려 그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그것에 대한 규제를 가하는 것이 맞지 겉에 나온 빙산의 일각을 가지고 원인을 제거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나는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규제를 죄악시하는 하지 않는다. 정부의 규제는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는 것에는 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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