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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Feb 18. 2016

사랑이란, 그 사람과 함께 조용히 비를 맞는 것이다.

<500일의 썸머> 그리고 남자와 여자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내 마음의 문을 열워줘야 한다.


<500일의 썸머>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톰과 과거의 기억 때문에 사랑을 두려워하는 썸머의 이야기이다. 내용은 매우 단순하다. 500일동안 톰과 썸머가 만나 사랑을 나누다 이별을 하면서 각자의 또다른 사랑을 만나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른 여타 영화들과 다르게 현실적인 면이 많이 부각되어 있다.



운명을 믿는 남자와 현실적인 여자의 만남


톰은 어린시절부터 운명의 여자를 만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며 살아온다. 그러다 그의 운명의 여자를 만났으니 그것은 바로 같은 회사의 썸머이다. 톰은 한눈에 반했고, 썸머에게서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썸머는 자신이 구속받는 것을 싫어한다. 즉, 내 자신이 '톰의 여자친구 썸머'라는 것을 지양한다. 그러면서 둘은 호감을 가지고 서로를 만나게 된다. 쇼핑을 하면서 서로 추억을 만들며 데이트를 하면서 그들만이 아는 기억을 만들어 나간다. 하지만 썸머는 톰을 뻥 차버리고 둘을 헤어지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모든 연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치관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도 다른 두 사람이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고, 서로 추억을 만들며 그것이 쌓여 사랑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언제나 혼동이 되는 개념이 호감과 사랑은 같은 것이라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사랑과 호감은 다른 것이다. 즉, '한 눈에 당신에게 사랑에 빠졌어요~'라는 말은 맞는 것이 아니다. 단지 호감일 뿐이다.



이별하는 두 남녀


톰과 썸머가 이별했을 때, 둘은 자신 각자가 피해자라고 외친다. 하지만 마지막 썸머가 영화를 보고 눈물 흘리는데서 '내가 너무 바보같아서'라고 말을 한다. 누구나 사랑을 하고 누구나 이별을 겪는다. 하지만 우리가 범하는 실수는 이별하는 당사자들이 자신들은 사랑의 피해자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각자의 잘못이며 각자가 상처받는 것이다. 여기서 두 남녀가 갈라서게 되는 것은 톰이 사랑을 진정으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썸머의 어장을 보여준다고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사랑을 보여준 것은 썸머라고 생각이 든다. 이들의 사랑은 모두 썸머가 먼저 톰에게 다가간 것이다. 복사기 앞에서 키스를 한 것도 썸머이며 자신만이 아는 과거를 솔직히 이야기한 것도 바로 썸머이다. 썸머는 미스테리한 인물이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톰에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톰은 그렇지 않았다. 톰이 사랑을 썸머에게 주었다고 해서 톰이 나쁜놈이라는 것이 아니다. 톰은 단지,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몰랐을 뿐이다. 톰은 썸머가 좋아하는 곡에 대해 공감을 해주지 못했고, 썸머의 파티에 초대 받았을 때, 썸머가 좋아하는 책을 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선물했다. 톰은 자신의 관점에서 그녀를 사랑한 것이다. 이 영화는 참 아이러니하다. 썸머는 겉으로 구속받기 싫어하여 정확한 관계를 정립하지는 않았지만 마음 속으로는 톰을 사랑했다. 하지만 톰은 겉으로 보이는 관계만을 규정하려 하였고 마음을 열지는 못했다.



사랑이라는 것은 자신 속의 마음을 여는 것이다.


호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느낌이나 외모 혹은 옷입는 방식에 느껴지는 것을 보고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지적이며 오래가지 못한다. 이에 비해 사랑이라는 것은 현실적이다. 서로 다른 사람을 받아들여야 하며,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을 진실되게 보여주었을 때, 그것이 추악하고 더럽더라도 그 모습을 사랑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언제나 사랑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것은 바로 나라는 존재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자신만큼 상대방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좋아하는 레스토랑은 무엇이며,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 마음을 열어야 한다. 언제나 내가 좋아하는 비유여서 매일 쓰지만 한번더 쓰겠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우산없이 비를 맞고 있는데, 그 사람을 위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내 손에 잡은 우산을 집어 던지고 같이 비를 맞아주는 것이다. 이처럼 사랑이라는 것은 타인에 대한 공감이며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전혀 쉽지 않다. 다만, 사랑은 사랑하는 그 사람이 아플 때, 조용히 다가가 그 옆에 조용히 앉아 같이 있는 것처럼 소중한 것이다.


PS) 만화 블리치에서 사랑에 대한 시가 나오는데 은근 공감이 갔다.


아름다움을 사랑에 비유함은
사랑의 모습을 모르는 자.  

추함을 사랑에 비유함은
사랑을 알았다며 교만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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