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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Feb 21. 2016

대한민국은 '자기개발'에 미친 사회

우리 한번 자리에 멈춰서서 생각 좀 해봅시다.


원래 이런 <시크릿>같은 거지같은 책을 자기개발서는 보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자기개발서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사기적인 이야기를 돈주고 팔아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남 교보문고에 가끔 시간이 되면 돌아보는데, 인간관계, 처세술, 자기개발서와 같은 책들이 점점 그 세를 넓히고 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자면, 이런 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점점 이런 아편같은 책들에 대한 수요가 많고 관심이 많으니까, 그 책들은 표지만을 달리할 뿐, 똑같은 내용의 반복일 뿐이다. 근데 정말로 자기 혁신만하는 이 사회가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것인가?



2003년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 시대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은 내가 경멸하는 책이다. 습관을 얘기하면 주도적이 되라,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 소중한 것부터 먼저해라, 상호이익을 추구하라, 경청한 다음에 이해시켜라, 시너지를 활용하라, 심신을 단련하라......... 위에서 보면 정말 다 아름답고 좋은 이야기다. 근데,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우수운게, 이 책은 이 일곱가지라는 것이 그냥 사람들이 삶을 살면서 터득하는 것을 보기 좋게 정리해서 책으로 팔아먹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이 일곱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면 꼭 성공을 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런데 정말로 간다하게 보면 저 위의 것을 모두 잘 하면 그냥 성공한다. 하지만 저것을 모두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드물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 세상에 저런 것들을 적용하기에는 너무 이상적이다. 저런 일을 행하는 사람들의 습관을 작가가 찾아서 그것을 써놓은 것일텐데, 솔직히 이야기해서 그가 아무리 많이 분석해도 100명을 넘지 못할 것이다. 그 100명의 특수한 사건을 우리에게 들이댄다는 것은 진짜 개소리다. 왜냐하면 우리는 현실의 다양하고 복잡하고 특수한 환경에 각각 놓이기 때문이다. 



2006년 <시크릿> 시대


<시크릿>은 정말 골 때리는 책이다. 솔직히 글을 쓸 때, 정말 욕을 절대 안 섞는데, 자기개발서 이야기만 나오면 욕이 저절로 나온다. 시크릿은 당김의 법칙이라는 개똥철학을 들이 민다. 내가 마음 속으로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우리의 뜻을 알아줘서 도와줘서 그 일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보면 먼저 원하고 믿고 우주의 선물을 받으라는 것이다. <시크릿>은 내가 보기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보다 머리를 굴렸다. <성공하는 일곱가지 습관>은 행동으로 해야한다면, <시크릿>은 골방에 처박혀서 생각만 줄줄이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모든 우연이 겹쳐서 일이 잘 풀리면 내가 <시크릿>처럼 생각을 해서 그래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는 방법이다. 나는 이런 <시크릿>적인 방법을 무슨 교회 집회에서 봤는데, 이단 시비가 있지만, 내가 봤을 때 그 사람들은 사기꾼들이다. 그 집회에 가면, 어떤 장로가 말씀을 선포하고 기도를 하면 성령이 와서 암이 있던 다친 다리를 낫게 해준다더니 그런 집회를 보여준다. 막 다리가 아픈 사람이 그 집회에 왔다가 갑자기 다리의 통증이 나아져서 계단을 왕복 3층을 올라갔다 왔다 한다는 사연도 있었다. 이 집회를 봤을 때, 주체측은 모르겠지만, 치유를 원하는 사람들은 진짜로 믿고 원하고 성령의 선물을 받는다고 믿는다. 근데 솔직히, 그날 기도하다가 다리가 자연적으로 나아질 수도 있는 것고, 암이라는 것이 자연적으로 나아질 수도 있는 것이기에 이런 집회나 <시크릿>은 위약 효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본문과 관련은 없지만 이 집회가 그냥 사기인 것은 성경에서 삼위일체 중 하나인 성령이 인간의 불음에 맞춰서 뚝 나타난다는게 어이가 없는거다. 여하튼, <시크릿>은 사람에게 마약과도 같은 것이다. 이런 <시크릿>적인 마인드는 인간의 욕심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즉, 내가 돈을 잘 벌게 해주세요라고 하면 그 사람은 돈에 초점이 맞추어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이든 다 대려 쓸 것이다. 



2011년 힐링에 휘둘리던 시대


 우리 세대는 내적 고통과 치유에 휘둘리고 있다.

나를 포함해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내적 고통에 많이 휘둘리고 있다. 도대체 그 고민하는 대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모르고 주구장창 고민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아픔에 대해 나름 고민을 한다. 하지만 그 대상이 너무나 추상적이기 때문에 그 대상에 대해 심도 있는 해결책을 강구하기 보다는 피상적이고 미봉책적인 해결책을 내린다. 또한 이런 것은 힐링이라는 말의 트렌드화로 인해 누구나 해야만 하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그래서 우리 세대는 세련된 소비문화를 그 해결책으로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  세련된 소비문화는 SNS를 통해 심심치 않게 많이 볼 수 있는데, 맛집을 찾으러 다니다던가 , 명품에 목을 매던가, 어학연수를 가서 나름의 힐링을 한다는 것을 보인다. 지금 내가 말한 이런 예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지적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 우리의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한 해결책으로 많이 사용된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공허 속에 물질적인 것으로 채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 세대가 멍청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세대가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에 대해 그 근본을 모르는 것과 더불어, 기성세대 또한 이를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바로 풍요 속의 공허다.


풍요 속의 공허는 왜 나타났는가?

비록, 힐링이라는 단어가 2011년부터 나타나기 시작되었지만, 풍요 속의 공허는 그 싹이 이전부터 자라나고 있었다. 이는 IMF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여러가지 요소가 있을테지만, 이는 우리 교육제도의 문제이기도 하고, 돈의 문제이기도 하며, 너무나 커진 개인의 자유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볼 수 있다. IMF 이전에는 교육제도 대학가기가 상대적으로 지금의 세대보다 쉬웠다. 또한, 지금의 실용 과목 중심의 교육보다는 상대적으로 순수학문이 나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취업이 자금보다 상대적으로 쉬워 물질적 고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때는 이데올로기의 시대로, 나름의 행동원칙이나 도덕적 규율이 잘 지켜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는 그 당시에도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하는 사람도 있을 곳이 있었다. 하지만 IMF 사태 이후 이런 세태는 모두 바뀌었게 되었다. 대학은 지의 공동체이기보다는 취업의 부속기관으로 변하였고, 지금의 시대는 취업을 하는 것이 그 목적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대한민국은 초경쟁의 시대로 변모하였다. 또한, 포스트모던 시대여서 개인의 자유가 극대화되었다. 또한, 스마트폰의 보급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곳은 줄어들게 되었다.

즉, 이런 일들의 결과는 개인에게 치중된 삶을 살게 되었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곳으로부터 상처를 받으며 그 누구와도 진실된 대화를 하지 못하며, 홀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언제나 인간의 관심은 나 자신에 맞춰져 있다. 즉, 언제나 '나'라는 것이 우리의 머릿 속을 맴돈다. 언제나 사회 속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중시하며, 가면을 쓰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공허함 속에 갇히게 된 것이다.


2016년 지금은 긍정사회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에서 그는 지금의 시대를 긍정사회라고 하였다. 긍정사회의 전제는 우리가 7차 교육과정 윤리에서 보았던 인간의 정의와 부합이 된다. 윤리책에서 '인간이란 열려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말이 좋아서 열려있는 존재지, 그만큼 인간에게는 자신의 존재가 자유롭게 열려있기 때문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훌륭한 존재가 될 수도 있지만 괴물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내포한다. 인간은 이 사회 속에서 실패하고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수없이 개발하고, 발전시키려고 한다. 그래서 최근의 사람들은 뭐 '대화로 이기는 법', ~를 통해 배우는 처세술, ~의 인간관리법 등을 읽으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잘 쓰입니까? 그런 특수한 상황은 그 사람의 성공기나 얄팍한 기술만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면,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에서 그 사람들은 자기개발서를 줄줄이 읽고 성공했을까? NO NO NO... 인생이 자기개발서 한 권에 풀렸다면 우리는 수없이 많은 작가들의 고전책들을 싸그리 태워버리고 버려야 한다. 



긍정사회 속에서 우리 고민 좀 해봅시다 !


IMF사건은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IMF 사건은 우리의 사회를 단숨에 신자유주의 국가로 뛰어들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 업에 열광을 하고, 경영적 마인드와 효율성 그리고 가기 개발을 꼭 해야만 하는 사회로 만들어 버렸다. 자기 개발을 하고 스타트 업을 하는 것 좋다. 그러나, 이 사회가 효율성이라는 하나의 가치에 너무 미쳐 날뛰는 것 같다. 인간의 사회 속에서 경제적 합리성의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좋다. 그러나 이런 몇몇의 특성이 사회전체를 지배하고 그들의 법칙이 우리 사회에 하나의 법으로 통용되는 것은 옳지는 않다. 오히려 이는 다양한 사회의 가능성을 막아버린다. 마지막으로 요즘 열광을 받는 <프로듀스 101>을 이야기하며 이야기를 끝내려고 한다. <프로듀스 101>은 걸그룹이 되고 싶은 연예인 연습생들 101명이 경쟁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등수를 매기고 즐긴다. 이는 과거 로마에서 콜로세움의 글레디에이터들에게 열광하던, 로마시민들과 우리가 다른 것이 무엇인가? 우리는 경쟁을 보면서 세상을 보고 열정이라는 아주 추상적인 이야기로 세상을 이야기한다. 지금 현대의 모든 사람들은 <프로듀서 101>의 연습생 여자 아이들과 똑같다. 나는 이 사회가 계속 되기 위해서는 정말로 자신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해보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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