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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Mar 16. 2016

강남역 : 낮과 밤이 나뉘는 곳

서울을 거닐다 (2)

 


강남역 낮과 밤이 나눠지는 세상


강남역은 낮과 밤의 모습이 사뭇 다른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강남역에 많이 방문했는데, 영어공부를 할려고 다니기도 하고 지금도 다니며, 교회 때문에 주말에도 갔었고, 친구들과 놀때도 많이 찾아갔습니다. 낮에는 영어공부를 하려고 많은 학생들이 무거운 토익책과 토플책을 들고 다닙니다. 또한, 회사원들도 바쁘게 움직입니다. 아침, 강남역의 풍경은 열심히 일하기 위해 뛰는 직장인들과 취업을 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밤이 깔기게 되면 술집들이 하나 둘 영업을 시작하고 클럽들이 문을 엽니다. 길을 걷다 보면, 클럽에 줄도 있으며, 특히나 불금에는 들어갈 술집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강남역이라는 곳은 우리 사회를 미니어처로 만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언제나 노력하는 사회입니다. 학생들은 방학 때, 여행을 가거나 놀 수 있는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모두다 토익학원과 토플공부를 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외국인 친구에게 '너는 방학 때 뭐해?'라고 질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아무 망설임 없이 방학 때, 여행을 다니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고 하였습니다. 한국은 방학 때 학원을 다닌다고 하니 그 친구는 이해를 하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대한민국 사회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우리는 태어나면서 쉴 세 없이 뛰기만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방학 때, 여행을 간다는 것은 사치라고 여겨집니다. 즉, 한국 사회는 한 개인에게 쉬면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 주위의 사람들의 따가운 눈치를 통해서도 그럴 수도 있고, 내 자신 속에 지금 뛰지 않으면 나는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강남역에 3-4년 전에 생긴 어떤 학원의 초 단위로 움직이는 시계는 우리의 심리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 시계는 마치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는 초 단위로 성과를 내야하고 초 단위로 끝 없이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입니다.



강남역의 밤은 많은 사람들의 술자리와 클럽의 세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들처럼 차려입고 거리를 거닐며, 회사원들도 많이 술자리를 가집니다. 강남역에 새벽에 가 볼 때가 있었는데, 수없이 많은 쓰레기들이 너불러져 있고, 취한 사람들도 종종 보였으며, 클럽에서 나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 거리는 마치 밤의 생명력이 있던 그 거리와는 사뭇 다른 생명력이 없는 폐허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 제일 큰 문제는 바로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것을 풀 수 있는 것이 술이나 클럽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정기적으로 열리는 축제나 우리가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라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처럼 술을 죽으려고 마시는 곳도 드물 것입니다. 외국인 친구들은 술을 마실 때, 맥주 하나를 가지고 대화를 하며 술을 즐기지만, 한국이나 일본은 술을 죽기 위해 마시는 것 같습니다. 그 만큼, 술을 빠른 시간에 다양한 종류를 섞어 많이 마십니다.  아마 이렇게 술을 마시는 이유는 고된 삶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클럽에 가는 경우 놀 때는 정말 즐겁습니다. 그곳에는 열기도 있고 시끄럽고 다이나믹한 음악과 인생의 남은 에너지를 다 뽑아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술을 많이 마시고 혹은 클럽에서 신나게 놀고, 우리는 허무함과 허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생명력인 에너지를 다 소모해서 죽음에 가까워진 느낌을 받는 것일 수도 잇으며, 곧 있을 평상시의 시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대한민국 사회의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지구에 나라는 존재가 있다고 지각하는 순간부터 달리기 시작합니다. 영어 유치원에 추첨으로 들어가고 초등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하여, 중고등학교 수학을 완파해야 하며, 중학교 때는 명문대에 들어가기 제일 좋은 방법인 외고나 과고에 가기 위한 경쟁을 하고, 고등학교 때는 수능시험을 잘 봐서 명문대에 가려고 합니다. 그들이 설령 대학에 들어갔다 한들 지금은 캠퍼스의 낭만은 고대시대 유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은 학점을 관리해야 하며, 3학년에서 4학년이 되면 취업을 준비하고 취업이 된다고 한들, 그 회사 속에서 내가 도태되지 않게 노오오오오오오오오력을 합니다. 우리는 대학을 들어가는 것이 너무 힘들고 입사하는 것이 힘들어서 그 어려운 문턱을 넘으면 사람들이 지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서 학점관리까지는 하지만 그 이상의 학문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취업을 하게 되면 중간만 가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생각은 대한민국 사회가 발전이 더뎌지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긴 터널을 지나왔는데 그 곳이 밝은 지상이 아니라 더 어두운 터널이 이어지고 그 터널을 겨우 나오면 누구하나 다시 걸어갈 힘이 있겠습니까?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가 계속 발전될 수록 이 경쟁은 줄어들기 보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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