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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Apr 18. 2016

<주토피아>의 불편한 진실

<주토피아>를 통해본 디즈니의 불편한 진실

<주토피아>를 오늘 보고 왔다. 정말 재밌었고, 나는 아무 생각없이 그냥 즐기다 왔다. 그런데 같이 본 사람이, <주토피아>가 자신은 불편하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나무토막 같은 인간이라고 핀잔을 부며, 동심 없는 사람이라고 놀렸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니, <주토피아>는 애니메이션의 탈을 쓰고, 순수성이라는 가치로 나를 바보로 만든 것이다. 솔직히, <주트피아>는 나는 러닝타임 내내 웃고 즐겼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불편한 진실들이 들어 있다.



디즈니와 순수성


헨리 지루의 <디즈니의 순수성과 거짓말>을 보면 디즈니라는 회사가 무서운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어릴 적에 디즈니 영어 교실인가 하는 것이 있었다. 그때 비디오 중에 하나 생각나는 것은 미국 어린이들이 LA에 있는 디즈니 랜드에 가서 즐거워 하며 미키마우스와 영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또한, 7살 때인가?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디즈니 만화동산을 기다렸었다. 생각을 해보면 디즈니의 동물들은 너무나 귀엽고 친근했다. 하지만, 이런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이라는 틀을 쓴다는 것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나는 영화를 볼 때, 프로 비평가는 아니지만, 영화에서 비판점을 찾으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주토피아>를 보면서 아무런 비판 의식을 가지지도 않았고 오락으로서만 즐겼다. 이것이 디즈니의 무서움이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즈니의 작품들을 비판하지 못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그 안에 이데올로기와 같은 것들을 숨겨 놓고 몰래 주입해도 많은 대중들은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학고, 즐겁고 따뜻한 가족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서 생각이 그냥 멈춰 버린다. 디즈니가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고, 상업적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앞에 순수성이라는 타이틀을 밀어 붙이기 때문에, 비평가들 조차 디즈니의 영화를 잘 비판하지 못한다.


주토피아, 더러운 뉴욕 거리를 이상적인 환상의 거리로...


나는 주토피아를 보면서 친근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왜냐하면 주토피아는 미국 특히나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을 가상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주토피아라는 도시는 뉴욕을 이상적으로 가상화시켜 놓고, 실제 뉴욕은 더럽고 분주하지만 그런 뉴욕을 깨끗한 도시로 만들어 버렸다. 이런 공간적인 배경에다가 미국의 문화를 중간 중간에 숨겨 놓았다. 뉴욕에 가면 정말로 우락부락한 경찰관들의 모습, 영화 <대부>를 페러디한 박쥐, <브레이킹 배드>의 마약 제조를 만드는 모습, 정말 미국에서 속터지게 느린 서비스를 보여준 나무 늘보 등등 미국의 문화를 희화화 시켜서 집어 넣은 곳이 바로 주토피아다. 쉽게 말해서 영화를 보는 소비자들 특히나 어린이들은 과장되고 이상적인 미국의 모습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드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보자면 <주토피아>는 상품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사상을 주입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주디는 진보적 여성이 아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토끼 주디이다. 언뜻 보면, 주디는 초식동물이고 순하며, 아마도 남부 출신의 여성을 의미하는 캐릭터이다. 그녀는 자신의 꿈인 경찰이 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여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겉으로 보면 그녀는 진취적인 여성의 오습이지만, 여우 닉의 등장으로 진취적인 여성의 모습은 사라지고 다시 전통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 왜냐하면 사건을 해결할 때, 주디가 홀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닉이라는 남자 여우의 도움을 받아서 사건의 대부분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이런 주디의 모습은 디즈니의 영화들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는데, <인어공주>의 아리엘이나 <포카혼타스>의 포카혼타스 그리고 <미녀와 야수>의 벨을 볼 때, 이들은 나름의 투쟁을 하지만 나중에는 수동적인 여성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특히, <뮬란>에서 뮬란은 진취적인 여성으로 나오지만, 마지막 앤딩에서 잘생긴 남자 앞에서 소녀가 되어 버린다. 이처럼 디즈니는 여성이라는 존재가 사회 속에서 아무리 진취적이더라도 종국에는 남성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보수적 성향을 숨기며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재밌는 것은 <뮬란>을 제외하고 이 영화들의 주인공의 부모들은 멍청하거나 나약하다. 이번 <주토피아>에서도 주디의 부모는 멍청하고 나약한 존재로 그려진다.



<주토피아> 서양의 합리주의를 지지하다.


<주토피아>는 엔딩을 통해, 문명화된 세계라는 것이 동물이라는 본성을 버리고 이성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살아가는 사회가 옳은 사회라고 끝을 맺는다. 동물들이 마약같은 것을 먹고 동물성을 보여주자 그 동물성 즉 본성은 교정되어야 하며 치료해야 될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서양의 제국주의가 비서구국가들을 침략했을 때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즉, 서양인의 관점에서 이성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야만적이라는 것을 내포하는 것이다. <주토피아>의 아이러니는 영화 겉으로는 모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합리성을 지닌 존재로써,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어불성설인 것이 서양의 합리주의는 문명과 미개를 나누는 이분법적인 관점이다. 그런데, 이런 이분법적인 관점으로 다양성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모순 그 자체인 것이다. 이런 이성 중심주의는 다양성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성이라는 하나의 관점으로 인간의 가치를 등수로 매기는 관점이다. 주토피아는 이런 관점을 통해서 인종차별을 정당화하기에 이른다. 즉, 백인은 우월하지만 백인 외에 인종들은 미개한 것이다. 대부분의 주인공인 동물들은 색이 밝고 하류층인 동물들이나 기괴한 행동을 하는 행동을 하는 동물들은 대부분 색깔이 어둡다.



사회 구조에 그냥 적응하고 잘 살아라


<주토피아>에서는 동물의 성격을 통해서 그들의 직업을 나눈다. 동물의 왕인 사자는 시장이고, 물소와 같은 동물들은 경찰이다. 여우는 사기꾼이고, 나의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양이라는 동물인데, 양이 순수하지만 나중에 뒷통수를 치는 것을 보면 양은 유대인을 희화화시킨 것 같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이 양을 중시하고 흑막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여하튼, 사자가 시장이라는 것 자체부터가 동물의 계급 사회를 보여주는 것이다. 즉, 동물의 세계에는 계급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 사회 속에서,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 꿈을 이루는 것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자신의 배경 안에서 열심히 살라는 것이다. <주토피아>는 사회의 계급을 옹호하는 보수적인 영화이다. 주디나 닉의 경우도 높은 계급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경찰로써 그들의 삶을 마감하는 것은 디즈니의 사회 내의 계급 질서론을 옹호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디즈니라는 회사가 얼마나 잔인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디즈니는 어린아이들에게 꿈은 이룰 수 있다고 말을 하며 공공성을 추구하는 사회를 표면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숨은 메시지들을 통해서 디즈니는 어린 아이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사회 내에 비판 의식을 제거시켜 버리고, 사회 속에서 비판이나 투쟁을 하지 말고, 그 사회에 만족하며 살라고 하는 메시지를 주입한다.



<주토피아>를 보며 느낀 점


<주토피아>가 정말로 재밌고 즐거운 영화인 것에는 틀림이 없다. 정말 재밋게 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디즈니 영화를 무조건 순수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문제가 많을 것 같다. 디즈니의 영화를 볼 때, 영화의 내적인 내용과 더불어서 그 사회의 모습을 함께 생각하며 감상을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즈니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헨리 지루의 <디즈니의 순수성과 거짓말>을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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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김민성입니다.

제가 책을 냈습니다. 서울을 돌아다니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 생각을 책으로 엮게 되었습니다.

 5월 모든 서점에 <서울 르포라이터 도전기>가 나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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