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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나메나 Aug 23. 2024

새벽의 사형 선고

 오늘 내 글쓰기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문장이 과거에 비해 길어졌다고 한소리를 들었고 나는 공감했다. 나는 지금은 일기를 쓰는 거라고, 과거에는 작품을 쓰고 싶었고 그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라 변명을 했지만 통했나는 의문이다.


 그래서 내 글쓰기를 돌아보게됐다. 내 요즘 글쓰기는 마치 여자친구의 생일에 보내는 군인의 편지와만 같아서 우왕 좌왕 두서 없이 문장을 늘이기만 할 뿐이다. 철없는 20대의 편지는 넘쳐흐르는 사랑을 가둬둘 데가 없다.


 하지만 지금 내 상황을 살펴보니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나는 와중이 아닌가? 사랑이 분출한다. 하지만, 발사된 사랑의 탄환은 과녁을 잊으니 피해자만 속출하고 내 편지, 내 글쓰기는 어디로 가는가? 그렇게 보면 내 글쓰기는 마치 장례식장 조화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와 같다. 그래서 인지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며 문장, 문단, 글의 길이, 그리고 꽃의 크기만 주목해 “이 사람 힘 좀 썼군.” 하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이다.


 조화가 아닐바에야 어차피 내 글들은 당신의 사진 옆에 걸리지 못할 것이다. 내 글들은 더이상, 혹은 지금까지 그랬듯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을 것이다. 왜 나는 더이상 작품을 쓰고 싶지 않나? 나는 더이상 멋진 글을 쓰고 싶지 않다는 선언은 내겐 사형 선고나 다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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