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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나메나 Apr 06. 2020

하루 하나 글쓰기

 어제부터 계획한 내 원대한 프로젝트는 하루에 한 글을 완성하기이다. 글을 쓰는 것이 때때로 고통스럽고 대부분 즐겁지만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은 항상 고통스럽다. 어제 열심히 쓴 자소서도 그랬다. 오후 시간 대부분을 자소서 문항 앞에서 좌절하며 보냈다. 하지만 막상 쓰면 500자든 1000자든 5분이면 족하다. 만족스럽지까지는 아닐지라도, 내 생각에 볼만한 자소서를 쓴다. 결과야 어찌 됐건, 자소서를 낸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도 쓴다는 의미를 두는데 만족하자에서 끝나야할듯 싶다. 너무 잘쓰려 하면 고통이 크다. 그냥 즐겁게 하자. 즐겁게, 글쓰기.


 그런데 더 즐거운 다른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다. 인터넷 서핑도 그렇고, 야구 게임을 하는 것이 그렇다. 그냥 침대에 누워서 빈둥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도 쓰는 것을 관둘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녁에 써도 되지 않을까? 그냥, 하루에 하나 글쓰기는 너무 무리한 것 아닐까?


 하지만 어제 쓴 '다람쥐길 동화'를 쓰고 난 후 기분은 최고였다. 야구게임을 하며 류현진의 토론토로 끝내기 홈런을 칠 때보다 훨씬. 나름 귀엽고 유쾌한 글을 썼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또 만족할만한 글쓰기에 욕심이 난다. 헌데 오늘 글은 그리 날카롭지도 귀엽지도 못하단 생각이 들어 우울하다. 이렇게 글 하나 쓰면서도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내가 글을 더 잘쓰기 위함이다. 내가 더 글을 잘쓰게 되어 뭔 이득이 있냐 싶다만, 나는 고통스러우면서도 야심찬 프로젝트를 할 의욕에 넘친다. 여러분도 지켜봐달라. 간간히 라이크를 눌러주시고, 댓글도 부탁한다. 나는 관심에 목마르다. 글쓰는 사람이라면 다 그렇듯이...


 결국 내가 만족할 글을 쓰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 하지만 뭐 어떤가. 하루에 두 글을 쓴다고 나쁠 것 있나. 나는 얼른 이 글을 올리고 두번째 글을 쓰러 가겠다. 하루 두개 글쓰기, 그것도 나쁘지 않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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