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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나메나 Mar 20. 2020

Vol. 10

 사랑하는 방방이에게


 안녕 내사랑, 오늘은 오랜만에 지원이에게 편지를 써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설레는 일이에요. 하지만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 또한 존재한답니다! 지원이는 내가 어떤 편지를 보내도 좋아하겠지만, 그래도 잘 쓰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이에요. 지원이에겐 좋은 것만 주고 싶답니다. 


 지금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시점인 오늘은 화이트데이에요. 화이트데이는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주는 날인데… 나는 지원이에게 달콤한 사탕을 주지 못해슬퍼요.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많이 고민 많이 했어요. 나는 기념일을 목숨 같이 챙긴답니다! 사랑을 표현하는데 자신이 있지만 오늘 같은 날 더 많이 표현할기회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화이트데이는 화이트데이, 오늘 안에 이 편지가 갈 것이에요. 사탕이 조그맣게 편지 옆에 달려있을 거랍니다. 내 사랑, 달다구리맛있게 먹어요.


 내 편지는 내가 주는 사탕보다 더 달 것이야. 왜냐하면 내가 꿀에다 연필을 푸욱 찍어놨기 때문이지! 그래도 지원아, 맛을 보려 하면 안돼요. 그냥 눈으로 보는것으로 만족하자! 사실 편지지에도 설탕을 살살 뿌려 놓았답니다. 그래도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하자! 아이고 지원이 아쉬워 죽겠네~


 이렇게 말해 놓고 지원이가 정말 그 귀여운 혀를 살짝 대고 “에잉 거짓말이었네!”라고 할까 봐 걱정이에요. 집에 가서 정말 꿀과 설탕을 가져와야 하나… 아니면 위의 말들을 지워야 하나? 그래도 지원이가 귀엽게 봐줄 거라 믿어요. 아니다! 이 편지는 퀵서비스로 지원이 독서실에 갈텐데, 그 기사가 낼름 설탕을 다 핥아 먹었다 하면 되겠다! 으앙~ 이렇게 써놓고 보니 좀 그렇다! 기사님 만나면 기분 이상할 것 같아~


 설탕 같은 아가 지원아, 지원이를 사랑해요. 마음이 철렁철렁 하루에도 지원이 생각하면 울렁울렁. 달콤한 솜사탕 같은 지원이를 보면 마음이 설레 두근두근. 내가 그렇답니다. 나도 지원이의 달콤한 초콜릿이 될게요! 녹아 없어지기 전에 냠냠하세요. 에잉, 녹아 없어지긴~ 녹지 않는답니다. 유통기한이 없는 내 사랑은 영원할 거에요. 거기다 더! 먹어도 먹어도 닳지 않는답니다. 내 사랑은 무궁무진 하답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주는 이 사탕은 조금 먹다 보면 없어질 것이어요. 그래도 아쉬워하지 말아요 내 사랑아. 지원이가 필요할 때, 언제든, 지원이가 어디 있던 달려가 주겠어요. 이 딸기맛 사탕보다 더 달콤한 내 사랑을 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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