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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Feb 05. 2024

마음 세탁소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 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지.

밝은 밤(최은영)



마음 세탁소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세상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마음에 생채기 나기 마련이다. 아무리 안 다치게 감싸고 꽁꽁 싸매 둔다 해도 어느 순간 스며들어 내 일상에 침투되어 있기도 하다.



참 말이나 행동으로 우리는 상대에게 상처 주기도 하고 받게 된다. 그렇다고 보이는 것을 안 보고, 들리는 것을 안 듣고 살 수 없으니, 내가 환경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몇 년간 새벽마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우리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상대에게 말하기도 하고 반대로 듣기도 했다. 같은 책을 읽고 나누면서 상대의 '베스 스피치'를 듣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꼭 했다. 듣는 이도 하는 이도 전혀 어색함이라고는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십 번도 하며 살았다.



보이지 않으면 우리는 귀를 더 쫑긋하며 듣는다. 상대의 목소리에서도 우리는 감정을 계산하려 든다. 전혀 모르는 상대일 때는 모르지만 안다고 느끼는 순간 상대의 목소리에서 그가 기쁜지, 슬프지, 진심인지, 대충인지 우리의 뇌는 이상하게도 보상을 좋아한다. 상대에게 평가를 좋게 받으며 나도 모르게 그 행동을 더 자주 하게 된다.



감사일기를 매일 하게 쓰게 되면 감사할 일이 자꾸 은행 복리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사실을 써 본 사람을 알고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행복하고 내가 만족하면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매일 아침 긍정 확언을 외치는 이유도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고 내 잠재의식에 나를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다.




위의 문장으로 돌아가서, 우리의 마음을 매일 꺼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기쁘고 행복할 때는 석류알처럼 새빨간 하트 모양일 테고, 상처받고 외로움이 가득할 때는 시커멓고 쭈글쭈글한 마음일 테고, 여러 번 고난을 겪은 마음은 너무 닳고 닳아 빛도 바랬는데 너덜너덜해져 바람에 나부껴 찢어질까 조심스럽게 대할 텐데 말이다.


오늘 나의 마음을 꺼내본다면 과연 어떤 모양과 색깔을 하고 있을까? 매일 나를 들여다봐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나 나 자신에게 인색하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하는데 너무 홀대하며 하찮게 여기는 성향이 있다.

또한 마음이 없이 산다는 것은 무얼까? 생각해 본다. 인사이드 아웃의 영화에서처럼 기쁨, 슬픔, 분노, 소심, 까칠 등의 감정들이 사라진다면 아무런 색깔도 냄새도 없는 무생물인 세상이다. 그러면 어느새 사람사는 세상이 그리워지겠지.


상처받은 내 마음을 따뜻한 물에 씻어서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으면 그러는 동안 마음이 없는 사람이 되어 살아보기도 한다. 때로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반응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기회는 이때뿐이다. 마음이 잘 마르면 다시 새롭게 매일을 살아가면 된다. 내 마음에 세탁소가 있다고 생각하고 매일 일어날 일에 두려워하지도 말고 시도하면 된다.


매일 글을 쓰는 것도 나를 위한 글쓰기이자 내 글을 읽고 동기가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지 않아도 전달이 되면 좋은 글이다.






마음세탁소 리뷰


https://blog.naver.com/msue77/22294915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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