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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Mar 05. 2024

글 쓰고 싶은 마음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


책을 읽으면서 내면에 텅 비었던 마음이 조금씩 채워지고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이 텅 빈 대나무처럼 사람들이 무심히 내뱉었던 말에 상처받아 집에 돌아오면 덩그러니 혼자남아 이리 휘청 저리 휘청거렸다. 밥을 먹어도 배부르지 않았고, 개그 프로를 봐도 하나도 우습지 않았다. 우울한 마음도 원인을 모르니 좋아질 리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찮게 버킷리스트에 담아두었던 독서모임을 시작하면서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이름 석자를 불러주는 곳이 있다는 게 좋았던 걸까? 아니면 소속감이 느껴져서 좋았는지 책 읽는 모임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틈날 때마다 드라마를 보던 내가 책을 펴서 보고 있었다. 숨을 쉬면 살아가게 되어있다고 내가 숨 쉬면서 살 궁리를 하며 포기했던 꿈을 상기하며 이루고 싶어졌다.  내 속마음이 공허하고 텅 빈 쭉정이가 된 이유도 알아차리게 된 것도 모두 독서와 쓰기를 한 덕분이었다. 나란 존재는 습관처럼 일기 쓰기를 좋아하고 매일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다. 빠지지 않고 그날 있었던 사소한 감정과 그날 먹은 음식을 기록했다.


나란 존재가 흔적 없이 사라지던 찰나에 글쓰기를 만나면서 강한 바람이 불어 닥쳐도 흔들리지 않고 튼튼한 기둥이 뿌리를 내려 살짝 흔들리다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었다.  전에 없던 내 모습에 다시 한번 놀라고 나는 글쓰기 예찬론자가 되었다.  쓰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면 왜? 무엇이? 두렵게 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자문자답하며 원인을 찾아내서 해결책을 알아야 한다.







나라고 처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독서모임을 하면서 읽은 책들이 기억 속에서 잊히면서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읽는 속도보다 정리하고 기록하는데 시간이 꽤 걸려서 그 시간을 줄이고자 시작했는데 뭐든 쓰는 데는 힘이 들어갔다. 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된 블로그를 활용해서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아주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기에는 아주 좋은 공간이었다. 이웃이 단 한 명도 없었으니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는다고 생각하니 글 쓰는 게 불편해졌다. 내 마음대로 두서없이 써 내려가던 글을 누군가가 못 썼다고 욕하는 게 두려워 잘 써야겠다는 생각이 앞서니 글 쓰는데 몇 시간이나 걸렸다. 쉽고 간단하게 쓰는 방법을 아무리 둘러봐도 없었다. 결국 같은 책 제목을 검색하여 리뷰를 남기는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피카소가 남긴 말이 떠올랐다.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유명한 작가의 글을 수집하고 그들처럼 쓰기 위해 필사하고 낭독하며 그들처럼 잘 쓰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했다. 절대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고 매일 조금씩 글을 쓰면서 글이 나아졌는지 이웃들이 알아봐 주셨다. 알고 보니 블로그도 브런치도 꽤나 유명한 필력을 가지신 분들이 숨어 있었다. 다들 작가 수준을 넘어 뛰어난 문장가였다.  


공통된 꿈을 가진 분들과 함께 머무는 커뮤니티에서는 전혀 기죽을 필요도 없고 그들의 응원과 격려를 진심으로 감사하게 여기고 감사한 마음을 글로 표현하며 소통했다. 얼굴 한번 본 적도 없는 그들의 응원과 격려에 용기를 내고 글이 자꾸 쓰고 싶어졌다. 나도 누군가의 글로 위로받아 지금 여기에 내가 있듯이 힘든 터널을 건너고 있는 단 한 명이라도 도움을 주어서 살리고 싶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표현하는 방법이다. 말하지 못할 상황이 오면 글로 적듯이 어떻게 써야 진심이 느껴지는지 생각하고 쓰면 된다. 글만 읽어도 여행한 느낌이 들 때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배부르기도 한다.  인간으로 지구에 소풍 나온 우리는 한낱 먼지에 불과한데 욕망으로 가득한 덩어리였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세상에 살면서 더 치열하게 나를 숨기고 전투적으로 싸우면서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는데 부질없는 짓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무엇인지 알아내면 세상이 아름답고 사소한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방법은 매일 나에게 자문자답을 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


1️⃣ 지금 나는 어떤 상태인가?

2️⃣ 지금 나는 만족하는가?

3️⃣ 지금 나는 행복한가?

4️⃣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무엇인가?

5️⃣ 지금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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