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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Oct 25. 2023

한국 사회는 나이가 깡패

겉모습으로 서열정리하는 아이들


오늘은 '나이'에 관한 생각에 꼬리에 꼬리를 물어 글을 남겨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은 역시 나이가 깡패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기 시작하면서 그들만의 리그인지 느낌적으로 서열 정리를 한다.

그러다 종종 어린 유치원생들끼리 티격태격한다.


아이들은 대부분 덩치나 키로 나이를 가늠하는데 잘못 가늠하는 경우가 생긴다.

일단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는 있어도 덩치가 작으면 무조건 불리하다.

놀이터에서 많이 놀던 아이들은 형인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데 종종 그렇지 않은 일이 생기기도 한다.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동생에게 화가 난 형이 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일단 꾸역꾸역 아본다.

그러다 동생뻘인 아이가 한방 쏘아붙인다.


"너, 몇 살이야?"라며 어깨를 툭 건들며 묻는다.


화가 난 형아는 어린 동생뻘이 분명한데 어이없어 한 발짝 뒤로 물러선다.


자신이 작고 왜소하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울기 직전이다.



몇 분이 지나 나이를 답하지 않은 형은 대답을 기다리던 동생의 얼굴을 가만히 관찰한다.

아직도 시 벌겋게 씩씩거리는 눈빛을 보자 자신도 약간 흔들린다.


"나는 일곱 살이다"라고 작게 얘기하자 그 말을 들은 동생은 멈칫한다. 그래도 동생은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그냥 다른 곳으로 줄행랑쳐 버린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한국 사회를 배운다.



절대 겉모습으로 나이를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기보다 작으면 어리다고 생각하고 판단한다. 어른이 되면 외모를 보고 주름살 등등을 살피며 나이를 가늠한다. 마찬가지로 직장에서도 그렇고,  학부모 사이에서도 가까운 일가친척 사이에서도 "나이"를 가장 우선시한다.


 아이를 유치원에 입학시키고 학부모 모임이 있었다. 나는 친구들보다 아이가 늦었기에 가만히

뒤에 물러서 있었다. 어디에나 처음 보는 자리에 가면 한국 사회는 나이부터 묻고 서열 정리 후에

안면을 틀 것인지 아닌지 머리를 쓰는 게 보인다.





요즘 세대는 많이 달라진 거 같지만, 친하게 지내다가도 수 틀리면 '나이도 어린 것이 까불어',

아니면 나잇값도 못한다며 비난하고, '나이가 대수야'라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꼭 나이를 들고 일어선다.




역시 한국 사회는 나이가 깡패인데  

먼저 내 나이에 맞게 생각하고 본받을 만한 어른다운 행동을 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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