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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Oct 26. 2023

이유 없는 위로

나 참 애썼구나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유 없는 위로가 그렇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몰랐다.  주위에는 그저 관심도 없으면서 상투적으로 사과하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정성이 빠진 위로를 해준다 생각했다.


왜냐면 어디가 아픈지도 묻지도 않고, 왜 힘드냐고 눈여겨보지도 않으며 넘겨짚는 그 자체가 싫었다.


그렇게 나의 아픈 마음은 더 굳세게 닫혔고, 혼자서 다독이려 움츠려 들었다. 닳고 닳아 쓰라린 상처를 후회하며 '남 탓이 아닌 내 탓'이라 생각하고 더 세차게 나를 낭떠러지로 몰아세웠다.


어디서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작가가 쓴 책에서 눈물을 쏟으며 위로받았다.


책에서는 서로 응원하고 있었다. 서로 알지 못하더라도 평생을 모르고 살더라고 마음이 일렁이고 가슴에 와닿아 따뜻하게 녹여내고 있었다.






그동안 나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나의 마음을 투시한 것처럼 나의 상처를 쓰다듬어 줬다. 자기 자신을 응원하라고. 자기 자신을 격려하라고.


단 한 번도 자신에 후하지 않았던 나는 자신을 응원해야 하는 그 어떤 이유도 필요했고, 명분을 찾아 헤매다 포기했다. 또 나를 격려함에도 마땅한 이유와 명분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 문장은 이유 없는 위로가 됐다.



나 참 힘들었구나,

나 참 애썼구나,

그래서 지쳤구나.



스스로 알아주고 이유 없이 응원하고

용기 있게 살아야 한다고 다독여준다.

참 이상하다. 그의 말이 이유 없는 위로가 된다. 이제 나에게 더 많이 말해주고 싶다.


참으로 힘들었지만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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