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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May 16. 2024

숨결이 바람 될 때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숨결이 바람 될 때>라는 책을 새온독에서 읽고 있는 중이다. 몰입력이 좋고 눈물 없이는 못 보는 책이라 미리 완독 했다.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삶의 의미를 찾고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것인지 고민하며 고통 속에서도 죽음을 마주하는 모습이 너무 강인해서 잊히지 않았다.




폴 칼라니티


저자는 1977년생으로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의사인 아버지가 애리조나주의  킹맨으로 이사하면서 어머니가 가장 걱정한 것이 교육이었다. 삼 형제의 첫째인 형은 이사하기 전에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고등학교를 마치고 스탠퍼드 대학에 합격해 집을 떠났다. 남은 저자와 막내를 위해 어머니는 교육 수준이 낮은 걸 알아차리고 입시용 도서 목록을 구해서 강제로 읽혔다.


교육열이 대단했던 어머니 덕분에 문학에 눈을 뜨고 라스베거스까지 운전해서 데려다주고 예비 대학 진학 적성 시험(PSAT)을 보고, 대학 진학 적성 시험(SAT), 대학 입학 학력고사(ACT)를 치를 수 있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교육위원회가 참석하여 킹맨의 학교 제도를 바꾸는데 발 벗고 나섰고, 실제로 바꾸어놓았다.







폴 칼라니티의 어머니도 대학에서 생리학을 공부하다 스물세 살에 결혼하고 낯선 나라에서 세 명의 자식은 키우느라 입시용 목록에 있는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자식들에게는 어떻게든 다 읽히려 노력했다.

독서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부분의 문장이었다.



책은 잘 다듬어진 렌즈처럼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는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_숨결이 바람 될 때 p.48







우리는 결코 완벽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거리가 한없이 0에 가까워지는 점근선처럼

우리가 완벽을 향해 끝없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있다.



_숨결이 바람 될 때  p.143



36살의 젊은 나이, 최고의 의사로 손꼽히며 여러 대학의 교수 자리 제안을 받는 장밋빛 미래가 눈앞에 펼쳐질 때 그에게 암이 찾아왔다. 너무 늦게 알아버린 폐암 말기로 하루아침에 자신의 죽음에 맞닥뜨리게 된다.


의사이자 환자의 입장에서 죽음에 대한 독특한 철학을 펼치며 자신의 의미와 가치관을 생각한다. 투병 중에도 레지던트 과정을 마무리 지으려 애썼고 아내와 계획된 가족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인공수정을 시도한다.


본인이 환자를 치료했던 의사가 아니라 환자가 되어 죽음을 마주한 내 삶을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장면이 다른 사람들과 분명 달랐다. 과연 나라면 어땠을까? 의문이었다.




나는 내 삶의 모든 문장에서

주어가 아닌 직접 목적어가 된

기분이었다.



_숨결이 바람 될 때 p.171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충만한 시기에 매일 삶과 죽음, 즐거움과 고통의 균형을 힘겹게 맞추며, 감사와 사람의 새로운 깊이를 탐구한 시기였다.


암을 극복하겠다고 허세 부리지 않고 허황된 믿음에 휘둘리지 않고 성실하게 대처했다. 미리 계획해 둔 미래를 잃고 슬픈 와중에도 새로운 미래를 구축할 수 있었다. 폴 칼라니티가 이 책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아내 루시가 폴의 곁을 지키면서 느끼고 본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폴이 몸이 좋아지면서 다시 병원에 복귀하여 수술이 진행할 당시 루시의 배에는 폴의 세포막이 자라고 있는 임신 3개월 차였고, 레지던트가 끝나는 6월에 출산할 예정이었다.


슬픔의 5단계 부정 - 분노 - 협상 - 우울 - 수용의 단계를 거친 폴은 불만도 없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 책을 집필하는데 진심이었다. 결국 암이 재발하여 고통을 견디며 환자로 의사로 혼란을 겪지만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의사인 아버지의 부재를 싫어했지만 태어난 딸 케이디와 부인 루시의 삶에도 많은 것들이 부재할 것도 알았다. 그럼에도 담담히 받아들였다.



보는 자와 언제나 말하는 자이다.

그의 꿈은 어떻게든 말로 표현되며,

그는 장엄한 환희  속에서 그 꿈을 널리 알린다.

_에머슨



폴은 이 책을 쓰면서 진실한 마음으로 죽음을 대면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 하는 문제와 오랜 시간 씨름했고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나라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해 보게 됐고, 주변에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감히 위로한답시고 섣불리 판단하고 말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계속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랐지만 결국 슬픈 마무리였지만 언젠가는 죽게 된 유한 삶이라는 것을 깨닫고 진심으로 매 순간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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