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선미 May 30. 2024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반드시 해야 할 일

일간 이슬아 세바시 강연

요즘 글 쓰는 작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슬아 작가, 장아은 작가, 장강명 작가, 김호연 작가, 김정선 작가, 김민 작가 등등 그들의 글쓰기 비법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아들 학원 라이딩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20분에서 30분 소요될 때 유튜브 강의를 듣는데 우연찮게 세바시에 출연한 이슬아 작가의 영상을 보게 됐다.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한번 보면서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 이렇게 기록에 남겨본다.



당신의 메일로 
매일 글을
보내드립니다.

_일간 이슬아 작가





이슬아 작가는 "일간 이슬아'로 더 유명하다.

'매일 수필을 써서 독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고 구독료를 받는다'라는 발상이 신선하다. 구독자는 몇 명인지 알려주지 않았지만 '많다'라고 전했다.  한 달 구독료 1만원이라니 당장 나도 신청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일간 이슬아를 엮어 만든 <일간 이슬아 수필집>도 출간되었다. 2018년부터 발간되었다고 하니 꾸준히 매일 글을 쓰고 발행했다는 말이다.  형식이나 내용에 구애 없이 작가의 글솜씨가 탁월하고 내용도 공감 가는 이야기들로 엮어져서 재미있었다. 잠깐잠깐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지만 필력이 좋아서 몰입됐다.


작가 이슬아는 워낙 유명해서 알아보다가 알라딘 서점에서 한 쪽 면을 가득 채운 그녀의 책들을 봤다.  얼마나 많은 책을 출간했는지 알 수 있었다.

작가의 이력은 잡지사 기자, 누드모델, 글쓰기 교사로 일했다. 2013년 단편소설 <상인들>로 데뷔 후에 헤엄 출판사 대표로 일하고 있다. 수필, 칼럼, 서평, 인터뷰,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다양한 일을 하려면 당연히 부지런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일 글을 써서 독자에게 메일로 글을 발행하는 작가의 하루는 마감된다. 마감시간이 12인데 11시에 가장 초집중으로 글이 잘 써진다고 했다.

'글쓰기는 마음을 부지런하게 만드는 속성이 있다'라는 이야기가 공감됐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싶어서 나도 블로그에 내 이야기를, 내가 읽은 책을 기록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여기서 또 느낀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어울려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사회적 동물이 확실하다.






이야기에는 수명이 있다는 말이 와닿았다. 말은 금방 휘발되어 날아가는데 글은 쓰면 쓸수록 이야기의 수명이 늘어난다. 우리는 남에게서 들은 이야기뿐 아니라 자기가 써 놓은 이야기로 스스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내가 써 놓을 글들도 가만히 곱씹어 보게 되고 다시 펼쳐들어 보기 때문에 오랜 시간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말로 정리하는 것과 글로 정리해 보는 것은 정말 다르다는 것을 경험했다.

글 쓰면 지나갔던 순간들도 기억 속에서 꺼내서 정리하고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글쓰기를 꾸준히 하면 말을 조리 있게 하는 비법도 생기게 되고 예상치 않은 일에 대해서도 성급하게 결정하지 않고, 글로 내용을 정리해 보면서 실수를 하지 않게 된다.




글쓰기 교사로도 일을 했던 이슬아 작가는 좋은 글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이 살아있는 글이다.

살아움직이는 글을 누구나 쓰고 싶어 하는데 정말 그렇게 표현하는 일은 너무 어렵다.

옆에 여름의 냄새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는데 초등학생이 썼다고 했는데 놀라웠다.

한번 감상해 보시길.

우리는 함께 뒤섞여 놀다가

서로의 여름 냄새에 대해 다 알게 되었다.

우리의 두피에서는 찌든 걸레 냄새가 났다.

우리의 옷에선 남자 중학생 옆을 지나가면 

맡을 수 있는  냄새가 났다.

_이형원(여름의 냄새)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_가시나무 새 가사





꾸준한 글쓰기는 나에서 내가에서 주어가 확장된다. '나는'이라는 1인칭에서 2인칭, 3인칭으로 확장된다. 다른 사람의 마음과 삶에 부지런히 접속하는 과정이 글쓰기다.

시선의 이동이 시작된다. 남의 눈에서 세상을 보는 연습, 나 자신에게만 갇히지 않는 멋진 일이다.


글쓰기는 나 자신을 부지런히 사랑하는 일인데 쓰다 보니 시선이 이동되었고 나 스스로를 입체적으로 관찰하게 되었다. 나 아닌 너, 그들에 대해서 잘 설명하기 위해서 풍부한 표현을 준비하고 고민하는 게 글쓰기다.


글만 읽어도 어떤 외모에 하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묘사함에 따라 글의 맛이 달라진다. 글쓰기로 효험을 본 사람은 내 감정을 쏟아내기도 하고 나를 보듬어 안아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더 부지런히 글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란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 '
하는 일

_롤랑 바르트




글쓰기가 나를 사랑하는 부지런한 일이라고 했으니 나에게 글쓰기란 무엇인지 점검해 봐야겠다.

롤랑 바르트는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하는 일이라고 했는데 너무 근사한 말이다.


이슬아 작가 말한 강연이 너무 인상적이라 메모하면서 재생과 멈춤을 계속하면서 들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반드시 해야 할 일에 스스로 답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장강명 작가 책 한번 써봅시다 북콘서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