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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Nov 07. 2023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 두 가지

무엇보다 내 마음이 우선(자기애)

외롭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공감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잠잘 시간도 부족하고 워낙 호기심이 많아 신청해 놓은 책과 강의가 넘쳐났다. 하지만 며칠 내로 끓어오르던 열정은 금세 사라지고 만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사실이다.


닥치는 대로 배우고 싶은 것은 어릴 때, 딸이라서 안 가르친다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었는지 모른다.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했고 외로울 시간은 전혀 없었다. 그저 외로움은 가진 자들이 노래하는 배부른 감정 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몸이 아프면 마음도 한없이 나약해진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이번 가을이 나에게 처음으로 외롭고 쓸쓸했다. 


끊임없는 모래바람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사막에 길을 잃고 홀로 서 있는 느낌이었다. 두 눈을 아무리 비비고 뚜렷하게 보려고 애쓸수록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생전 처음 와 보는 낯선 곳이다. 





어린 왕자처럼 내 주변에는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 내 몸이 아프다고 해서 맘껏 쉴 수도 없는 형편이었고, 그동안 나만의 루틴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는 게 두려워 발버둥 치는 내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아무리 애써도 티나지도 않았던 일들 때문에 나는 이렇게 열심히 달렸단 말인가? 번아웃은 아니길 바란다. 자아 성취감과 만족감으로 성취했던 일들이 이제는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답들을 늘어놓을수록 한없이 초라해졌고 더 나약해졌다. 늪에 빠진 느낌이었다. 아직 무너지지 않았는데도 부정의 기운들이 나의 나약한 멘탈을 흔들어댔다.


몸과 마음이 날이 갈수록 무거운 월요일이 시작되는 아침이었지만 됨 연구소의 김규순 원장님의 글이 꺼져가는 내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외로움은 대상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안에 내가 없어서가 아닐까?



외로움은 나와 어울리지 않다는 억지를 부렸던 것이다. 사람은 원래 혼자 이 세상에 오기에 늘 외로운 존재인 것이 당연하다. 외로운 마음이 들 때는 그 생각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첫 번째, 내 옆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는 자신을 개체화하라고 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전래동화가 떠올랐다. 여우가 사냥꾼에게 쫓기다가 위험에 닥쳤을 때 각 개체들끼리 화가 난 것이다.  눈, 입, 귀, 발, 꼬리 등이 서로 잘 났다고 싸움이 난 것이다. 혼자서는 절대 움직일 수 없는 것들이다.  

서로 각자 잘하는 특기를 인정해 줘야 한다. 



내가 외롭다고 느낄 때는 내 몸의 구성원들과 인격적으로 대화를 시도해 보라는 것을 배워서 적용해 보았다. "눈아! 나 지금 외로운데 뭘 해줄 수 있니?", "심장아! 나 외로운데 도와줄 수 있니?", "다리야! 나 지금 외로운데, 데리고 갈 곳 없니?" 이렇게 내 몸의 구성원들과 셀프 대화를 시도하면서 외로움이 달아나고, 감사한 마음이 금세 전달된다. 우리는 절대 혼자가 아니다. 내 존재 자체만으로 여러 개체들이 합동하여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나 자신을 가장 사랑해야 한다.(자기애)

내가 선택하는 것은 모두 옳다.(자신감)

내가 바라보는 것은 최고로 아름답다.(자존감)

자기 긍정이 자존감을 올리는 방법 중의 최고의 마술이다.







두 번째, 외로움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대화 상대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상대가 없다면 자연과 물건과 대화를 시도해 보자. 요즘 나는 둘째의 반려동물인 고슴도치에게 말을 많이 한다. 둘째에게 속상한 것을 모두 고슴도치에게 털어놓는다. 알아듣는지 모르겠지만 잘 들어준다.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고슴도치는 눈은 어둡고 귀는 밝다고 한다. 내 마음을 둘째에게 전달하는 전달자가 된 것이다. 이렇게 혼자라고 느껴질 때,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셀프 대화와 대화 상대를 찾아 대화를 하는 것이다. 나 자신은 절대 혼자가 아니다.






아무도 내 옆에 없는 것 같아도
평생 떠나지 않는 존재가 바로 "나"다.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지켜야 할 것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내 마음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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