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독서모임에서 카바사와 시온의 "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라는 책의 독서법이 떠올랐다. 책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책을 싫어했던 정신과 의사가 그때 당시 한 달에 30권의 책을 읽고 1년에 3권의 책을 내고 있다는 말이 와닿지 않았다. 문득 머리에 충격이 가해진 것처럼 멍해졌다. 결론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동안 서평을 열심히 쓰며 읽기에 매진한 적이 있었다. 마감시한이 있기에 어떤 일들보다 우선순위가 책 읽고, 쓰기였기 때문이다. 요즘 읽기보다는 쓰기에 치중하여 읽기를 소홀히 하고 있다. 읽기는 쉬워도 쓰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자책하는 순간 효율성이 떨어지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제는 스마트폰이었다.
뭔가 궁금한 호기심이 발동되면 지금 하던 일을 내던져 버리고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궁금증 해결을 위한 파도타기 시작한다. 그 파도타기는 짧게 끝나지 않고 타고 타고 흘러 우주 끝까지 다녀오느라 뭉텅이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누구나 나와 같이 후회스러운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를 알아야 했다.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했지만 문제는 '정신력'이었다. 먼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갖다 두고 소리를 꺼 두면 몰입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과 거리를 두고 책을 읽고, 메모한다. 메모하는 이유는 아웃풋 하기 위함이다. 읽고 내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 독서는 아무 의미 없는 책 읽기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