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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Dec 05. 2023

책은 도끼다 - 키치

『책은 도끼다』를 읽다 보니 읽고 싶은 고전들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과연 나도 박웅현 작가처럼 나만의 독법을 개발할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 책을 내게 된 사연도 독특했다. 작가님의 딸과 독서수업을 바탕으로 책을 내다니 나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래선지 강의하는 방식으로  총 8강으로 구성되었고, 6강에 나오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나오는 "키치"가 생소했다.


키치(Kitsch) 독일어에서 나온 키치는
영어로 섈로(Shallow)라고 번역한다.
 '얕은, 얄팍한, 피상적인'이라는 뜻이다.

_책은 도끼다 p.228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20세기의 사랑, 철학, 역사, 정치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사랑의 공간 안에 삶의 모든 이야기가 맞물려 있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었다. 소설은 토마스, 테레사, 사비나, 프란츠, 네 명의 주인공이 나온다. 그중에서 사비나라는 여주인공에 대해서 말하려고 한다. 사비나는 소련의 침공을 받아 공산국가가 된 드라마틱한 나라에서 온 이 여자는 하루아침에 역사가 바뀐 경험을 하고 혁명, 시위, 폭력, 체포, 죽음, 사상, 미래 등 이런 단어들이 있는 세상이 싫어서 나왔는데, 반대로 그 단어를 동경하는 이가 있다.


키치의 세계에서 비키치의 세계로 갔다가 다시 키치의 세계로 돌아와 결국 그 세계에서 마감한다.


키치는 보이는 것,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편협한 시선, 사비나는 그 세계를 너무 싫어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키치의 세계를 그리워하게 된다.








사비나의 사랑에서 보면 모든 정치적, 사회적 무거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자유를 갈망하는 화가이자 토마스와 프란츠의 연인이다. 체코 출신의 미술가로 정치적으로 휘말릴 수 없는 상황인데 그녀는 이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 체코에서 온 화가는 반체제 인사가 된다. 사비나는 반체제 인사가 아닌데도 말이다. 오히려 사비나는 모든 체제를 다 싫어하는 사람이다.  사비나는 육체 이외에의 영혼이 끼어드는 사랑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비나는 토마스와 프란츠와 사랑을 나누었지만 키치적이지 않은 솔직함을 통해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매우 키치적인 세계였는데, 화가인 사비나 또한 그림 때문에 그 키치의 세계에 들어갈 수밖에 있었다.





 고전이란 모두가 이미
읽었기를 바라지만
아무도 읽고 싶어 하지 않는
그런 것이다.

_마크 트웨인








고전을 읽는 것에 대한 가볍지 않은 무거운 마음에 대한 유명한 말이 있어 인용했다.  고전은 학창 시절부터 읽어야 할 필독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읽게 되면 정말 새로운 느낌인 이유는 지금의 상황이 달라져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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