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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뭐야 Dec 15. 2022

<HBD>


11시 59분. 준비.

12시. 땅.


분주히 오는 문자.

하나 둘 오는 전화.

간만에 나누는 인사.


수화기 너머 온도가

몸과 마음의 성에를

한 꺼풀 걷어낼 때,


뒤돌아본 눈길에

발자욱이 여럿이다.




생일이 12월에 있으면 참 묘한 기분이 든다. 생일 선물을 받으면서 어째 연말 정산을 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내가 그간 뿌린 선물을 돌려받는다는 단순하고 호혜적인 의미 뿐만 아니라, 내 1년간의 인간관계를 반추하는 의미가 같이 섞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좋으면서도 나쁜 것이, 예상치 못한 사람으로부터 오는 인사나 선물에는 기분이 2배로 좋아지지만, 기대했던 사람으로부터 오지 않는 소식에는 기분이 2배로 섭섭해지는 것이다. 주식으로 치자면 곱버스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만약 곱버스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알아볼 생각 하지 마라. 도박은 위험하다.)


다행히도, 아니 고맙게도, 이번 생일은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아서 기분이 참 좋았다. 사실 이거 자랑하려고 쓴 글 맞다.


기사님께 조금 죄송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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