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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뭐야 Nov 26. 2022

<인사까지 5분>

거울 앞에 서서, 그래, 일단 옷부터.

삐뚤어진 옷깃 정리하고.

구부정한 어깨 펴주고.

얼굴에 미소 장착하고.

목소리 한 번 가다듬고.

 

혹시 이상하게 보이면 어쩌지?

처음부터 찍히는 거 아니야?

스멀스멀 새는 불안감을

설렘이라는 포장지로 둘둘 싸맨다.

 

잘할 수 있어. 잘할 거야.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지금.




일단 죄송합니다. 인사도 하기 전에 글부터 내밀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라고 쓰다가 너무 뻔해서 지우고. 반갑습니다, 라고 쓰다가 너무 레크리에이션 강사 같아서 지우고.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라고 쓰다가 언제 뵈었는데 영광이란 건지 싶어서 지우고. 예나 지금이나 인사말을 만들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잡스러운 인사말 대신 글부터 냅다 써서 내밀어봅니다.


저는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서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사실 어디에다 보여주기도 부끄러운 수준의 글솜씨였는지라, 그 흔하디 흔한 해쉬태그조차 잘 걸지 않았습니다. 제 지인들만 보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공간에서 글을 쓰고, 글을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 생각보다는 무언가를 이용해 글을 만들 생각이 앞섰습니다.


그러다 지인 중 한 명이 '브런치에 글을 써보는 건 어떻겠냐'라고 말하길래, 무작정 작가 신청부터 하고 봤습니다. 사실 신청서에 무슨 말을 썼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만약 떨어지더라도 다음에 지원 못 하는 것도 아닌데, 일단 넣어보고 판단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그래서 손이 가는 대로, 있는 힘껏 솔직하게 지원서를 써냈는데.


어케 했누?

되네?

왜지?


위 질문에 대한 결론을 나름 내려보려고 노력했는데, 아마 심사위원 분들이 불합격 버튼 대신 합격 버튼을 잘못 누르고 차마 정정하지 못하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왜, 폭탄도 빨간 선이랑 파란 선 중 하나 잘못 자르면 터지니까 되돌릴 수 없듯, 합격 버튼을 누르신 것도 어찌 보면 되돌릴 수 없는 운명 아닐까요? 심사위원님, 보고 계신가요...?


각설하고, 아마 여러분들이 보시게 될 글의 형식은 항상 이와 같을 겁니다.


[ 창작글 ]


[ 글에 대한 간단한 소개 (글을 쓰게 된 계기, 느낌) ]


이런 형식으로요.

우선은 옛날 글들부터 올릴 생각입니다. 누가 너 글 쓰냐고 물어보면 자랑스럽게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잘 쓴 글들부터, 뭔가 다 쓰고 나서 아쉬워서 조금 수정을 가해야 보여줄 수 있는 애매한 글들까지, 조금씩 제 생각들을 나눠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 그리고 이제 뒤에 소개를 할 때에는 구어체보다는 문어체를 활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어체를 쓰는 게 습관이 되어서 이제 와서 바꾸기 쉽지 않더군요. 사실 블로그에서 글 쓰다가 다른 플랫폼에서 글 쓰는 것도 지금 되게 어색합니다. 그러니까 호다닥, 아니 메다닥 마무리 짓고 가보겠습니다.



제 옛날 글들을 스포 당하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로 오세요!

https://blog.naver.com/kmwod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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