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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아트 Apr 24. 2024

나를 울린 인생 그림, 인생 드라마

소소한 일상 이야기



오늘은 <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에 나오는 그림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그림을 보고 벅차올랐던 적 혹은 눈물을 흘렸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요?

그림을 보고 울었던 적은 아마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제가 드라마 속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울음은 물론 한지민의 열연으로 촉발된 것이었지만 연기에 공감되어 나온 울음 만은 아니었습니다. 이때의 감동을 꼭 한 번 글로 남겨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씁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 소개

드라마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노희경 작가의 2022년 작품으로 삶의 끝자락, 절정 혹은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하는 옴니버스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김혜자, 고두심,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엄정화 등이 출연하고 14명의 주인공들의 관계가 조금씩 엮이며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드라마입니다. 


영옥과 정준 그리고 영희 이야기

영옥(한지민)은 아기 해녀 1년 차로 선장인 정준(김우빈)과 썸을 타는 중입니다. 그녀는 가볍게 사랑하고 싶지만 정준은 결혼까지 생각하는 진지한 사랑을 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달콤한 연애 시기에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쌍둥이 언니 영희(정은혜)가 몸담고 있는 복지시설의 공사로 인해 언니를 제주도로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러면서 영옥의 가정사도 함께 드러납니다.

영옥의 부모님은 화가셨는데 영희를 돌보기 위해 꿈을 포기하고 옷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영옥·영희 자매가 12살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후 영옥은 졸지에 언니 영희의 보호자가 될 수밖에 없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언니와 멀어지기 위해 일자리를 핑계로 지방을 전전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영옥은 차마 언니를 버릴 수 없었습니다.


영희의 그림 이야기

영희는 그동안 그림을 계속 그렸습니다. 특히 보고 싶은 동생 영옥이를요. 복지센터의 공사가 마무리되어 서울로 올라가기 전 그녀는 정준에게 먼저 자신이 그려온 그림을 보여줬고, 정준은 감탄하며 함께 제목을 붙였습니다. 다음 날 영옥은 영희를 서울로 보낸 뒤 정준의 버스에 전시된 언니의 그림들을 보고 오열합니다.


저는 이 당시 드라마를 본방 시청 중이었고, 아무런 정보와 기대 없이 버스 안에 있는 영희의 그림을 영옥과 같은 놀라운 심정으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성장 과정과 현재모습을 사랑을 담아 그려왔던 언니의 그림을 보고 우는 한지민의 눈물 연기는 단연 최고였습니다. 그녀의 눈물연기에 대한 공감과 그림에 대한 감동이 한꺼번에 몰려와 펑펑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 장면 끝에 영옥의 내레이션이 나옵니다.


나중에 영희에게 물었다. 넌 어쩌다 그렇게 그림을 잘 그리게 됐냐고. 영희가 말했다. 내가 보고 싶을 때마다 외로울 때마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그렇게 잘 그리게 됐다고. 대체 사람이 얼마나 외로우면 얼마나 보고 싶으면 영희 같은 애가 이렇게까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는 건지 나는 알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 그림이 뭐냐고 묻는다면, 저는 앞으로 이 드라마 장면을 먼저 보여주고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움이 모이고,

사랑이 모이고,

작품에 대한 화가의 고민과

그의 인생이 녹아들었기에 

그림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친척 중에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조카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 더 감정 이입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이지만 성장과정을 지켜본 저로서는 이 병을 앓고 있으면서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대단한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영희 역할의 배우 정은혜씨는 실제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노희경 작가는 정은혜씨를 드라마에 출연시키기 위해 많이 애썼다고 합니다. 작가가 그녀를 섭외하기 위해 노력한 이유를 그녀의 연기와 그림이 주는 감동이 대신 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희의 그림은 저의 인생 그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또한 제 인생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잔잔한 감동과 위로를 받고 싶으시다면 드라마 정주행을 권해 드립니다.


공식홈페이지에 있는 드라마 제작 의도를 옮기며 글을 마무리 할까합니다.


응원 받아야 할 삶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때론 축복 아닌 한없이 버거운 것임을 알기에,
작가는 그 삶 자체를 맘껏 '행복하라!' 응원하고 싶다.
< 중략 > 
작가는 무너지지 마라, 끝나지 않았다,
살아있다, 행복하라, 응원하고 싶었다.

                                                        - TVN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소개 글 중 -



< 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 장면 >





정은혜 작가가 그린 노희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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