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트아트 Oct 22. 2024

통합예술교육과 하브루타의 만남

  통합예술교육과 하브루타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우리나라 예술 교육의 현 상황을 먼저 짚어보도록 하겠다. 우리의 예술 교육은 평가와 점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으로 인해 음악, 미술 교과를 예술 교과 단위로 묶어 시수를 줄인 데다가 언제든지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 선택권이 주어져 다양한 예술 과목을 개설할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학교의 분위기를 망친다며 예술 과목 개설을 반대하는 분들이 있어 다양한 시도를 하려는 교사들의 의욕을 꺾고 있다. 김태희의 『예술의 힘』에 나오는 한 구절을 살펴보자.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뉴욕주에서는 학교 내 6~8학년의 예술 교육을 시수를 법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심지어 학년이 높아질수록 예술 교육의 시수가 오히려 늘어나기까지 합니다. 또한, 미국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인 필립스 아카데미에 서는 공연예술과 음악, 미술 등 예술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예술 동아리 활동, 연주회 등을 지원하기도 하고 또 많은 예술가들의 공연과 전시를 학교로 직접 초청하기도 합니다. 예술 수업이 학생들의 학업에 방해가 될 거라고 여기는 우리 교육 현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외국의 예술 교육 사례를 보면 항상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되어 속상하다. 하지만 낙담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교육정책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내가 수업하는 교실의 모습은 어느 정도 나의 의지대로 바꿀 수 있기에 필자는 다양한 수업 모형에 대해 늘 고민한다. 비록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지만, 학생들의 미술 수업이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럼, 이 장에서 다루고자 하는 통합 예술 교육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자. 통합예술교육은 미술, 음악,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예술 분야 간의 경계를 허물고 융합하여 교육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교육은 전통적인 예술 교육이 가지는 한계를 넘어서고, 교육 과정 전반에서 예술적 경험을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백령은 『통합예술교육이란 무엇인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전의 예술교육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집중했다. 통합예술교육 은 '누가', '누구와 함께', '어떻게 활동에 참여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 관심의 대상을 '무엇을'에서 '누가'로 옮기면 지역사회와 개인의 환경, 여건, 경험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진다. 지역과 사회적 맥락에서 참여자를 이해할 때 그들이 예술과 만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시도가 일어난다. 통합예술교육은 교육의 목표이면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중략> 통합예술 교육은 다양한 장르의 활동을 나열식으로 진행하는 물리적 결합이라기보다 다양한 교육 요소 간의 화학적 결합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위의 글 중 '어떻게 활동에 참여할 것인가?'에 대한 답 속에 질문, 대화, 토론을 품은 하브루타의 쌍방향 활동이 기본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음악 하브루타, 미술 하브루타 등 각각의 예술 장르 안에서 독립적인 하브루타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다양한 교육 요소 간의 화합적 결합을 시도하는 통합예술교육에서 그 활동은 더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


  김태희의 『예술의 힘』과 백령의 『통합예술교육이란 무엇인가?』에 소개된 통합예술교육의 사례를 살펴보자. <표 1>의 유아 미술교육 내용 재구성의 예를 보면 어느 단계에서 하브루타가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무리 없이 확장, 심화활동이 가능하다. 유아를 위한 내용이지만 학교 급별에 맞게 수준을 조정하여 적용한다면 통합예술 하브루타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백령은 상기 책에서 서울문화 재단의 통합예술교육 과정 설계 방안을 놀이와 접목한 교육 요소, 예술 간의 공통요소, 미적체험을 하나의 매트릭스로 정리해 개별 학습의 목표, 과정을 설계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놀이를 접목한 교육의 요소를 유희성, 호기심, 상상력, 표현력, 공감대로, 통합예술교육의 요소를 움직임, 리듬감, 관계성, 감정, 자기화, 이야기, 변형으로 설정하여 이들 각각이 접목되는 지점의 주제와 활동을 설계했음을 구체적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수업 모형의 일부인 <표 2>에 등장하는 소통, 문제해결, 자기화, 공감대, 감정 등은 하브루타에서도 중요시하는 핵심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 통합예술교육의 사례 >


통합 예술교육에서 하브루타의 가능성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창의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를 촉진할 수 있다. 하브루타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예술 분야의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 논의함으로써 통합 예술 과제 진행 시 새로운 아이디어와 해석을 발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질문을 주고받으며 창의적 사고를 개발할 수 있다.      

    

둘째,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역사적 맥락을 탐구할 수 있다. 다양한 예술 작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작품이 탄생한 문화와 역사적 배경을 비교하고 통합할 수 있다. 학생들은 특정 시대의 예술 작품에 해 토론하고, 그 작품이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논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합 예술 교육 주제에 반영할 수 있다.     

  

셋째, 예술 장르 간 통합을 통해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협업을 통한 예술 창작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학생들은 하브루타를 통해 서로 다른 예술 분야를 결합한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악(노래 부르기), 연극(움직임), 미술을 결합한 공연을 기획한다면 질문과 토론을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프로젝트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넷째, 자신 또는 타인의 개인적 경험이나 정체성을 예술 작품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탐구할 수 있다. 두 학생이 서로의 경험에 대해 질문하고, 그 경험을 어떻게 예술 작품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하면서 공동의 표현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러한 통합예술교육 하브루타는 학생들에게 풍부하고 다채로운 경험을 자연스럽게 제공할 수 있으며, 경쟁보다는 협동을 통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인적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하브루타는 학생들이 예술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이전 16화 하브루타를 통한 감상 교육의 확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