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이야기 7
하브루타를 처음 접했을 때는 하브루타를 할 수 있는 매개체가 책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브루타 부모 수업』중 <그림으로 하브루타를 하다> 챕터를 읽다가 아래의 글을 발견한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에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림 감상'과 하브루타가 만나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풍성한 상상력을 키우는 대화를 할 수 있다.
< 중략 >
아이들은 글을 보고 질문을 만들 때보다 그림을 보고 질문을 만들 때 훨씬 더 재미있어 한다. 질문을 만드는 시간은 그림을 더 자세히 보고, 그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키우는 시간이다.
- 하브루타 부모 수업 153P -
'그림으로 하브루타를 하면 재미있는 감상 수업이 될 것 같다'라는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그림 감상과 하브루타를 연결한 활동을 가족 하브루타 시간에 적용했습니다. 조금 익숙해질 무렵 딸아이 독서 모임 품앗이 활동에서도 진행해 보았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라 엉뚱한 질문, 엉뚱한 답변들이 나와 웃고 떠드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웠었지요.
한참 자신감이 붙었던 그때 학교 수업에도 적용하고 싶었으나 제 자신이 전문적이지 않은 것 같아 조금 더 용기가 필요했고, 시간이 꽤 흘러버렸습니다.
그런데 올해 제 마음에 하브루타의 불을 확 지피는 사건이 발생을 했습니다. 그림책사랑교사모임(이하 그사모) 주최 '만원의 행복 연수' 중 '생각을 키우는 그림책 하브루타' 강의를 듣게 된 것입니다. 강사님은 하브루타 캠퍼스 고향희 대표님으로 수석교사로 퇴직한 이후에도 하브루타 연구를 계속하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연수를 들으며 마음속 깊이 담아두고 잊고 있었던 하브루타 감상 수업 욕구가 참지 못하고 분출되어 버렸습니다.
짧은 온라인 연수로 아쉬워할 즈음, 그사모에서 '그림책 하브루타' 오프라인 연수를 열어주셨습니다. 서울이라 조금 멀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다녀왔지요.
연수는 짝과 함께 진행하는 활동 위주로 이루어져 더 재미있고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강사님께서 준비해 온 다양한 그림책으로 짝 선생님과 하브루타를 진행하고 실제 수업 설계도를 짜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림책에서 그림은 중요한 영역이고, 제가 수업하고자 하는 그림 하브루타와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 더욱 집중해서 활동했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으심에도 불구하고 정성스럽게 연수를 진행하시는 고향희 대표님의 열강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퇴직을 하고도 계속 연구하시는 선배 교사의 모습을 직접 뵈니 그 어떤 조언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너무 나이 들었고, 할 수 없을 거라고 포기하고 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배움에 항상 목말라하고, 지금도 계속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삶의 태도와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대표님과 같은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하브루타 수업의 방법적인 것도 물론 좋았지만 인생 롤모델의 정신을 마음에 담아 오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하브루타 수업에 대한 열정'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브루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보니
수업 후기는 자꾸 뒤로 미뤄지네요.
과연 애어른인 고3들은 명화 하브루타 수업에 열심히 참여했을까요?
궁금하시면 다음 글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