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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한밍블 May 11. 2021

나만의 북소리, 나만의 리듬

우리에게도 우리의 음악이 있다.

긴장을 풀지 말고 아침의 기백을 그대로 가지고, 율리시스처럼 돛대에 몸을 묶은 채 외면을 하면서 그 소용돌이 옆으로 빠져나가자. 만약 기적이 울면 목이 쉴 때까지 울도록 내버려 두자. 종이 울린다고 해서 우리가 뛰어갈 이유가 있는가? 우리는 이것들이 내는 음악소리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볼 뿐이다. p149 [월든/은행나무]


코로나 19 바이러스 덕에 일상의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성과가 중요하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명분이 중요했던 나는 집안에 갇혀 영 쓸모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생각했다.


 오늘이 모여 내일을 만들고 그것이 내 삶을 만드는 것임에도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오늘'은 '나의 오늘'로 여기고 싶지 않았다. 그 기분이 너무 침울해서 자꾸만 무엇을 해야 하지 않나, 무엇이든 의미 있는 활동을 해야 하지 않나 하며 모임을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모임에서 나는 역설적으로 일상의 소중함, 그저 오늘을 잘 보내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나 스스로 온전하고 충만하게 오늘에 몰입하여야만 비로소 숭고하고 고결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나의 오늘을 긍정하고 집중해야만.

때로는 주변의 이야기에, 자극적인 세상의 성공과 실패담을 함께 떠들고 싶다. 그럴 땐 내 주변의 소리를 가만히 들어본다. 내가 그 소리의 주인이 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떠올린다. 그 소리는 내 악기에서 나온 것이 아니니까.



아침의 기백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힘없이 조용히 있으란 것이 아니다. 나는 나만의 악기를 가지고 나만의 에너지를 뿜으며 유유히 간다. 나를 지지하고 내가 지지하는 사람들과 함께. 우리에게도 우리의 음악이 있다.

2021.03.01. 복직 하루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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