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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한밍블 May 24. 2021

부정적인 것들도 리듬에 맞춰


노모의 죽음 이야기나 은퇴 후 우울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우울이라는 내 삶의 파도에 리듬을 맞춰 나도 함께 파도에 올라타야 할 타이밍이다.[당신이 옳다,정혜신]


감정을 늘 극복대상으로 여겼다. 힘든 일은 이겨내야 하고, 늘 힘을 내야 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떨쳐버려야 할것으로 분류하며 으샤으샤 힘을 내야지 모두가 그랬다. 이후 워라밸, 소확행의 이야기가 나오고 솔직한 고백들이 줄을 이었다. 출판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 힘들면 힘든대로 표현하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힐링 에세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사람이든 감정이든 대척점에 서면 서로 정복하려는 마음에 더 힘들어질 뿐이다. 상대방을, 내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려웠을까? 나약해 보이면 어때서, 좀 부족해보이면 어때서...

나 역시 많은 시간 눈물로 가득 채우고 바들바들 떨었던 시간이 있었다. 눈물이 터져나와 주룩주룩 뺨을 타고 흘러도 힘들다고 먼저 말하지 못했던 시간. 많이 힘드니? 라고 물어봐주면 그때서야 코가 빨개지며 울었던 시간. 나약해보이고 싶지 않은 자존심은 아녔다. 싫은 소리를 못하는 소심한 성격 탓이었는데 그런 성격도 고쳐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바꿔야지, 변해야지 언제까지 이렇게 바보같이 살래?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었다.

결국 내 성격을 바꾸지 못했다. 하지만 그저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둔다. 속상하면 울고, 어려우면 도움을 요청하는 정도로. 이전처럼 곪아터질때까지 참지는 않지만 여전히 힘든 즉시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나 할 만큼만 하자' 

계속 견디고 참아서는 안되지만 내 성향을 거슬러 너무 선을 긋지도 말자고.

무엇도 극복의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함께 자연스럽게 살아가자. 자연과 공생하듯 내 성격, 내 감정, 타인의 감정과도 공생하는 것이다.



오늘, 월요일도 그렇다.

아름다운 나의 한페이지인 오늘을 월요일이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마냥 미워하지 말자.

나의 하루로 같이 잘 살아보는 것으로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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