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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한밍블 Aug 24. 2020

그렇게까지 해야 돼?

같은 질문, 다른 생각

그렇게까지...


'그렇게까지'라는 단어에는 상대를 묘하게 기분 상하게 하는, 하지만 반박하기에는 다소 미미한 향신료가 가미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오, 멋있다, 대단하다! 하면서도 아... 나는 그렇게까진 못하겠어.라고 말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서 디테일하고 힘든 일을 요구받을 때 '그렇게까지 해야 돼요?'라고 속으로 놀라기도 한다. 무언가 보통의 노력에 효율적이지 못한 노력까지 더 하는 느낌? 수지타산을 맞추듯이 인풋, 아웃풋 요리조리 계산해서 가장 품이 덜 드는 노력을 도출했는데 그 밖의 플러스알파를 더 요구받을 때의 반응이랄까?


그런데... 이 말이 한두 달 전부터 계속 내 마음에 깔짝깔짝 떠나지 않고 있다.



그렇게까지...

그렇게까지...

그렇게까지...

과연 그렇게까지 해야 달라지는 것일까?


그렇게까지 하면, 뭔가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슬며시 자리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까지 라는 게 어떤 적정량이 있고 그걸 넘어선 무엇이라고 한다면 개인마다 '그렇게까지'의 노력량은 달라질 것이다. 나의 '적정량'은 얼마이고 '그렇게까지'는 얼마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쩌면 나는 적정량만큼도 무엇을 투입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한계를 경험한 기억이 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신사임당이라는 유튜브를 구독하면 수많은 성공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성공할만하게 대단했고 어떤 사람은 나랑 별반 다를 게 없기도 했다. '그렇게까지'라는 단어도 아마 그곳에 나온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많이 내뱉었던 말이었을 것이다. 아직 난 '그렇게까지' 할만한 욕구가, 결핍이 없는 것 같아. 라며 그들이 했던 비효율적인 노력들을 조용히 무시했다. 나는 그 정도로 궁핍하지 않아, 나는 이만하면 잘 살고 있는 거지. 뭘 그렇게까지 해... 라며.


지금 생각해보니 성공한 사람들은 참 겸손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를 제한하지 않고 조금 더 나아갔는데 그들은 '나는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되는' 사람으로 설정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반면 '그렇게까지'라고 말하는 나는 '남들보다 더 노력할 필요가 없는' 사람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조금 더 노력하는 것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진 게 아닐까? 그럴만한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래서 나도 '그렇게까지' 해봐야 하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한번 해보려고 한다. 조금 더 비효율적인 노력을 조금 더 바보 같은 시도를. '깜냥대로 사는 것은 너무 시시하잖아? 그건 아무에게도 임팩트를 줄 수 없을 것 같아서'라는 말로 으스대고 싶지만 아니 그냥 지금쯤은 비효율적인 노력을 해봐도 내게 크게 구멍날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역시 그래 어디 한 번 해보자는 계산이 서서 그런 것이다. 나는 늘 계산적이다. 이래서 플러스알파의 노력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말하자면 이 글은 좀 더 노력해보자는 나의 선언문 같은 글이 되는 것이다.

훗.



'그렇게까지'의 노력은 과연 얼마큼 어느 정도로 진행될지 계속 엮어나갈 만한 무엇이 있기를 살짝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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