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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한밍블 Nov 25. 2020

좋은 사람들과 사다리를 오르세요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읽고



온라인 독서모임에서 얼마 전 읽은 책이다. 제목은 꼭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가려는 사람들의 지침서 같은데 빈곤층에서 부유층으로 꼭 가야 해!! 이런 내용의 책은 아니고 '교육'이 우리에게 다른 차원의 삶을 제공해줄 수 있다... 정도로 난 이해 했다. 비슷하지만 다른 책, 아비투스를 읽다 말았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이 더 와 닿았다. 아비투스가 다양한 자본을 냉철하게 분석해주는 책이라면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빈곤계층에게 효과적인 사다리를 걸쳐줄 수 있을까 하는 조금 더 따뜻한 책이랄까? 솔직히 아비투스는 끝까지 읽지 않아서 정확하게 비교는 어렵지만 말이다.^^;;



이 책의 초반 20페이지에 여러 가지 자원에 대해 설명한 부분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장표를 만들어 뒀다. 보통 빈곤을 '재정 자원' 측면에서만 다루는데 재정자원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가난을 벗어나는 사람들의 성공 요인이 무엇인지, 계속 빈곤층에 머무르는 까닭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이 자원 시스템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어제 본 신사임당 유튜브에서 켈리 최의 분석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부자들의 습관을 그대로 따라 했다고 하는데 켈리 최가 지금처럼 성장하는 데에는 재정적 자원을 사용한 것이 아니고 정서적 자원을 사용하기 위해 명상을 하고 운동을 하며 멘털 관리를 했고 관계, 역할 모델을 찾아 자신의 사람을 만들기 위해 가장 큰 노력을 쏟았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재정적 자원을 빼고 다른 모든 자원을 사용했다고 할 수 있는데 늘 제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재정적 자원의 부족을 모든 나태함의 원인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재정적 자원은 기초적인 삶의 토대를 이루는데 매우 중요하다.)



의미 있는 관계가 없으면
의미 있는 학습도 없다.
제임스 커머 박사



나는 이것만으로 너무 공감이 되고 배울만 해서 계속 생각했다. 나는 여러 책을 읽으면서도 늘 같은 키워드를 꼽는데 그것은 '의미'이다. 의미가 있어야 내 모든 활동들이 작동하고 활력을 얻어 더 추진력이 생긴다. 그에 반해 의미가 없다면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무신경해지는 게 사실이다. 좀 생산성이 없지만 그게 나란 사람인 걸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책에는 학교나 기업에서 이런 자원을 잘 활용하는 Tip이 챕터마다 나와 있어서 좋았다.



학교와 기업, 그리고 지식의 활용 p.89


▶대물림되는 가난에서 벗어나고 그렇게 벗어난 상태를 유지하는 열쇠는 '교육'이다. 개개인이 가난에서 벗어나게 되는 동기는 다음 네 가지 중 하나다. 첫째, 뭔가 가지고 싶거나 되고 싶은 목표 또는 비전, 둘째 너무 고통스러워서 벗어나야만 하는 상황, 셋째 '후원'해주는 사람(교육자든 배우자든 조언자든 역할 모델이든 간에, 빈곤층에서 새로운 길을 제시하거나 다르게 살 수 있다고 이해시키는 사람), 넷째로 구체적인 재능이나 능력. 

▶사람들이 빈곤층에 머무르는 까닭은 자신에게 선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면 선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아는데, 다른 계층의 불문율을 가르쳐주거나 자원을 제공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말해왔다. 다른 자원이 아닌 정서적 자원이나 관계, 역할 모델이 없어서 지금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주변인들에게 좋은 시스템을 제공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아니 사실 우리 모두 이미 그런 정서적 자원과 시스템을 갖고 있으니 그냥 툭, 건드려주기만 해도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세 가지 목소리도 좋았다. p117


아이의 목소리: 방어적인, 피해 의식이 있는, 감정적인, 칭얼거리는, 침착하지 않은, 강력하게 부정적인 몸짓 동반.

▶부모의 목소리: 권위적인, 지시하는, 판단하는, 평가하는, 어느 한쪽이 굴복해야 하는, 요구사항이 많은, 벌주는, 때때로 위협적인 

▶어른의 목소리: 비판적인지 않은, 부정적인 몸짓 없음, 사실적인, 의문문 형태일 때 많음, 상생하는 태도.



나에겐 어떤 목소리가 주도적일까?


내가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 후배들과의 관계에서는 어른의 목소리가 잘 나오는 반면, 집에서는 아무래도 부모의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도 부모의 목소리보다는 이제 어른의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소심한 반성을 해본다. 


결국 내가 읽고 싶은 책만 보지 않고 다양한 책을 보는 것도 자원을 골고루 발전시키기 위함이다. 내가 몰랐던 계층의 상황도 파악하고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지 계속 업데이트가 필요한.


이 책은 생각보다 딱딱하지 않고 사례가 많아서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실제적인 자녀 훈육에도 꽤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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