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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Jul 09. 2019

살아보니 별 것 없네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그러게. 살아보니 별 것 없네.”

고등학교 동창과 꽃나들이 길에 먹을 회를 뜨러 농수산물시장에 다녀왔다.
농.수.산.물.시.장.
주차를 하고 시장 안을 돌아다니다가 중학생 시절 절친 생각이 났다.

아마도 시작은 수행평가 때문이었을 것이다.
새벽시장 탐방.
그 후로 1년에 한두 번은 꼭 그 친구와 같이 새벽시장에 갔다.
농수산물 시장에서 시작해 동대문 시장까지.

“야. 어제 농수산물시장에 회 뜨러 갔다가 네 생각했었다.”
인사인지 안부인지 모를 내 인사에 친구가 답했다.
“그러게. 그때 우리는 참 꿈도 많았는데.”

기분이 이 모양인 이유는, 아마도 잔뜩 흐린 날씨와 잘 안 듣는 감기몸살 약 때문일 것이다.
아빠 가시고도 한동안 그럭저럭 무난히 잘 지나간다 싶었는데, 여지없다.
허셉틴도 항암제라고 항생제 처방을 받아야 약발이 들으려나.
설령 약과 날씨 때문이라 하더라도, 그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화를 낼 것 같다.

네가 어떻게 나냐며.


지금은 숭어가 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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