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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Jul 09. 2019

기억력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항암 뇌라는 말이 있다.
항암을 하고 나면 기억력과 집중력 등 뇌 기능이 예전만 못하게 된다는, 의학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으나 환자들 모두가 다 겪는다는 증상을 말한다.


내게도 그 항암 뇌라는 것이 찾아왔다.
어휘가 많이 빈약해지고 기억이라는 것이 그냥 통째로 사라졌다 돌아왔다를 반복하다 보니 캡처와 메모를 많이 하게 되고 사는 것이 점점 단순해졌다.
뭐 그렇게 대충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었다.

어제는 어린이집 보육료 결제일이었다.
새 어린이집은 ARS 결제가 지원되지 않아서 아이 행복카드로 보육료 지원금 결제를 하려면 무조건 공인인증서 로그인이 필요하다.
그런데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까.먹.었.다.
한 달 전에 내 손으로 설정한 번호인데.
분명 무언가 의미를 담아서 만들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손톱만큼 자란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생각에 생각을 해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딴에 공인인증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캡처도 메모도 안 해놨나 보다.

아주 그냥 환장할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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