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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Jul 12. 2019

어쩌다 한 번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우울했다.
마냥 졸리고 배도 고프지 않았다.
식사 준비도 귀찮고 샐러드 준비는 더더욱 귀찮았다.
피자 치킨 탄산 커피 빵을 많이 먹었고 솔직히 맥주도 두 번 마셨다.
‘뭐 어때 어쩌다 한 번인데’

그래도 괜찮을 줄 알았다.
그렇게 2주 정도 지나니 몸이 이리저리 아프기 시작했다.
타이레놀을 먹어도 듣지 않는 두통과 위보호제도 쓸모없는 복통.
마침 6개월 검진이 있어서 유방초음파와 심장 출력 검사 등등을 했는데, 초음파 기계가 닿는 부위마다 기분 나쁘게 아팠다.

불안했다.
이 병을 앓은 지 10년이 넘어가는 분들이 시간이 그렇게 흘렀어도 정기검사 앞두면 불안하고 무섭다고 했던걸 들어 알면서도 갑자기 무섭고 불안했다.
밤 10시에는 자야 하는데 어둠 속에서 “뇌암 위암 증상” 이따위 것들을 찾아 읽느라 아침 동트는 새벽을 맞이한 게 벌써 몇 번인지 모른다.

에라이 인간아.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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