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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Jul 12. 2019

허셉틴 맞는 날

아기엄마의 투병일기

허셉틴 맞는 날.
오늘은 다섯 번째 주사다.
매번 반대쪽 허벅지에 맞아야 하니 횟수를 잘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하다못해 지난번에 어느 쪽에 찔렸는지라도.
날씨가 좋아서 스커트를 입고 플래슈즈를 신고 뚝방길을 걸어 병원에 갔다.
룰루랄라 샤랄라.

지난주에 하고 온 검사 결과가 나와있었다.
피검사 양호.
심장기능은 다소 안 좋아졌으나 허셉틴 진행에 무리 없음.
유방초음파 결과 유방촬영 필요 소견.
두통과 복통은 일반적인 증상이고 심해지고 지속되면 검사를 해 볼 수 있으나, 낮은 병기라 우려할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음.
요약하면 이 정도.

항암주사실 접수하고 느긋하게 점심 사 먹고, 익숙하게 주사를 맞고 유방 촬영도 마치고 또다시 칠렐레 팔렐레 룰루랄라 뚝방길을 걸었다.
유방촬영이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서 기분이 좋은 건지, 그냥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좋은 건지,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머리가 참 예쁘게 난다고 칭찬을 해주셔서인지, 어쨌든 기분이 나쁘지 않다.

다음에도 치마 입고 와야지.
역시 허벅지 피하주사엔 반바지나 치마가 정답이다.

여하튼.
등산이라도 해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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