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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Jul 15. 2019

추억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어르신 돌아가시고 형제의난을 겪으며 예전의 그 맛이 아니네 어쩌네 말이 많지만, 을밀대는 내게 추억의 장소이다.
처음 평양냉면을 접한 곳도 을밀대고, 부모님을 모시고 처음 방문한 냉면집도 을밀대고 석사 받던날 부모님과 같이 간 곳도 을밀대였다.
염리동에만 있던 을밀대가 강남에 매장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을 모시고 찾아간적이 있다.
강남역 뒷골목 어느 한 켠, 작은 건물 1층에 있을때였다.
아빠는 몸이 불편하셔서 차에서 내리실 수 없었기에, 냉면 두 그릇은 가게 앞 까만차에서 드셔도 되느냐 물었었다.
당연히 된다며 빠짐없이 챙겨주던 여사장님이 참 고마웠더랬다.
후로도 몇 번 아버지는 을밀대 냉면을 찾으셨다.
강남에서 포장해 친정으로 병원으로 배달도 했었지.

서초동에 새로 생겼다는 냉면집을 찾아갔다가 허탕을 쳤다. 그냥 오기엔 좀 분해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을밀대를 찾았다.

형제의 난이 끝났다 하니 한 번 가보자!

살얼음과 그 거친면은 여전했다.
머리끝이 쨍하도록 한 사발을 다 들이키게 만드는 육수도.
먹다보니 이 냉면을 좋아하셨던 아빠 얼굴이 떠올랐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평양냉면 한 사발에 흐느적춤이나 추고 다니던 시절이 그리워졌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딱 3년만 시간을 뒤로 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딱 3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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