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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Aug 30. 2019

현재에 감사하기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폐암 투병 중이신 김동호 목사님의 새벽예배 영상을 듣고 있었다.
언젠가 페이스북에 올리신 사진을 단서로 사람들이 양평 어드메 요양 장소까지 찾아왔더라는 말에 생각이 멈췄다.
그렇게 까지 찾아가서 안수기도라도 받으면 좋아질 거라 여기는 절박한 사람들이 많구나 싶기도 했고, 그 여유가 부럽기도 했다.
암이라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통증에 잠을 못 이룬다는 그들의 말에 같은 처지인 목사님도 마음이 좋지 못하셨다 했다.

“엄청 잘 자더라?”
딸이 새벽에 자주 깨서 물 달라고 화장실 가겠다고 아빠를 깨웠다고 했다.
그때마다 나는 세상모르고 같은 자세로 자고 있었다며 남편이 전한 말이었다.
어쩌면 아이가 내 등 위에 올려놓은 인형이 그대로 그 자리에 있게 미동도 않고 잘 수 있느냐고 했던가.
요즘은 뭔가 통증에 불안한 밤이 아니고는 꿈도 꾸지 않고 잔다. 이미 초저녁이면 피곤하고 힘이 든다.

녹용이라도 먹어야 하나..
요즘 살이 좀 쪘는데 그런 거 먹어도 되나..
늘 생각만 많고 실행은 더디다.
문득, 그냥 지쳐서 깊게 잠을 잘 수 있는 처지가 그나마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제는 머리털도 좀 나서 아이랑 여행도 다닐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춘천 화악산. 어린이집 가족들과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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