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아이 어린이집 엄마와 산에 다녀왔다.
아이가 첫 어린이집에서 줄곧 다녔던 산 위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과천 매봉이 나온다기에, 급하게 운동화로 갈아 신고 산에 올랐다.
과천 소망교회 로고스 센터에서 커피 한 잔을 테이크 아웃해 손에 들고 산으로 간다.
길이 가파르다.
“내가 체력이 많이 떨어지긴 했나 봐. 청계산이 힘들다니.”
내 푸념에 동행이 답을 한다.
언니, 나는 지금 이 속도 너무 좋은데.
천천히 가요. 그리고 이 코스가 좀 힘들고 짧아요.
오르고 오르다 보니 얼추 나무 끝이 가까이 보인다.
“다 왔다!”
저 멀리, 대공원도 보이고,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도 보인다.
내 집이 아닌 우리 집도 저기 있네.
“저기에 내 집 하나만 있음 참말로 좋겠다.”
고압 송전탑 옆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사는 이야기. 투병 이야기.
세상에 뭐 이리 아픈 사람들이 많은 건지.
할 일 많고, 할 일 많은 30대가 너무나 아프다.
다음에 또 같이 이렇게 산에 오자고 약속했다.
다음엔 관악산 가자!
청계산도 겨우 올라왔으면서 나는 또 욕심을 부렸다.
하산은 과천 문원도서관 방향 이정표를 보며 내려왔다. 아이 첫 어린이집 바로 뒤에 있는 그 약수터 앞 길이다. 등산길보다 좀 길긴 했지만, 확실히 완만한 능선길이었다.
다음엔 이 길로 올라 서울대공원 쪽으로 넘어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