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https://together.kakao.com/fundraisings/71409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요.
젊은 나이에 암 환자가 된 아기 엄마의 처지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독박 육아도 모자라 독박 항암을 해야 했거든요.
더 솔직하자면, 혹여 언젠가 마지막 순간에 닥쳤을 때 내 아이에게 남겨줄 내 흔적 하나라도 더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 투병 일상을 쓰기 시작한 것이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입니다.
지난 초가을, <젊유애>라는 단체를 만났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이 젊은 유방암 환우 단체를 통해 좋은 기회를 얻어, 저는 항암 중인 제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보고 20대 미혼 환우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아이 곁에서 오래도록 함께 있어주고 싶고 또 누구 엄마가 아닌 내 이름 석자를 가지고 나답게 다시 살아보고 싶은 바람이 있는 것처럼, 20대 젊은 환우에게는 그 인생 나름의 평범하고도 평범하지 못한 꿈이 있었습니다.
2030 유방암 발병률은 점차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우리는 복지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산정특례로 병원비 5년간 5%, 다니던 어린이집 종일반 변경 외에 제가 사회 안전망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호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와병 중이셔서, 저는 오로지 남편과 어린 딸과 함께 이 시기를 견뎌내야 했습니다. 어려서 부모님이 들어주신 사보험이 없었다면 저는 연간 1천만 원을 훌쩍 넘기는 비보험 항암제를 병원에서 쓰자고 할까 봐 덜덜 떨었어야 했을 것이고,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이 없었다면 저희 가족의 삶은 이미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입니다.
모두,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렸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말이지요.
국가 검진이 만 40세에 유방암 검진을 시작한다는 이유로, 그 이전에 이 암에 걸린 저 같은 이들은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내던져진 것이죠.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달려야 할 나이에 말이죠.
그럼에도 우리는 현재를 포기하지 않고 지금을 살아갑니다.
우리에게도 살아갈 날이 많을 거라 기대하면서요.
젊은 암환자에게도 삶이 있고 꿈은 있으니까요.
평범함을 꿈꾸는 꿈... 말이지요.
저는 다음 달 말에 표준치료가 끝납니다.
그리고 저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이번 달 말로 운영을 중단합니다.
두 달의 보육공백이 생겼고, 항암 중인 저는 아이를 데리고 가정보육을 해야 합니다.
저와 같은 외벌이 외동아이 가정은 믿고 맡길 국공립어린이집의 문턱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지금이야 어떻게든 방법이 있겠거니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처음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땐 엄마의 암수술 이후 분리불안이 찾아온 아이를 끌어안고 수도 없이 울었더랬습니다.
하루아침에 변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번 알려봅니다.
마침 기부하기 딱 좋은 연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