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얼굴이 더 뽀얘진 게 좋아 보인다.
살 뺀 거야?
이제 다 나은 거지?
how are you? 의 대답은 i’m fine thank you 인 것처럼, 나도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응.
그럼요.
살만하죠.
하지만 전혀 살만하지 못하다.
아직 표준치료도 끝나지 않았다.
가끔 숨이 부족하게 쉬어지는 것 같아 불안하다.
여전히 왼쪽 골반이 유난하게 아파서, 출산 후에나 잠깐 썼던 복대를 꺼냈다.
식사량이 줄어서인지 볼살이 빠졌나 본데 몸은 여전히 팅팅 부어있다.
늘 피곤하고 늘 힘들다.
그리고 난 원래 얼굴이 하얗고 뽀얗다.
아프면 창백해져서 더 하얀 얼굴이 된다.
아마 나는 관 속에 들어가도 얼굴이 하얗고 투명할 것이다. 아빠 피부를 닮았으니까.
괜찮아 보인다.
이제 좀 살만하지?
둘째는 안 낳을 거야?
구구절절 설명해 뭐하나.
어차피 인사인걸.
어차피 다음에 또 똑같은 질문을 할 텐데.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럭저럭 적당히 웃어넘겼다.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마음의 소리는 역시 글로 적어야 제맛.
여전히 뽀얘서 죄송합니다.
근데, 암환자라고 전부 얼굴이 까맣게 변하고 그러진 않아요.
그리고...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