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수다
치와는 사실 순하다.
공격성도 없고 잘 짖지도 않는다.
머리도 좋은편이라 말귀도 밝고, 해맑고 씩씩하다.
개를 싫어해서 눈길도 주지 않는 친정엄마가 당신의 무릎과 건강이 조금만 좋았다면 데려다 키우고 싶을 정도라 하실 정도다.
사실 이 녀석을 데리고 있는 동안 이런 말들을 참 많이 들었다.
순하다고. 귀엽다고.
치와와 치고는 성격이 되게 좋다고.
근데 얘는 어쩌다가 유기견이 된 거냐고.
...
친구의 첫 번째 유기견은 분리불안이라는 게 없는 아이였다.
언젠가 한번은 아파트 단지에서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찾아가 보니 이미 그 집 강아지인 양 있었다고 했다.
그때의 눈빛은 뭐랄까 “왔어? 뭐하러 힘들게.”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나 뭐라나.
유기견이 아닌 가출견인 것 같았다.
두 번째 비글은 실험실에 있었다고 했다. 자세한 건 듣고도 까먹었지만 실험실에 있으면서 심리적으로 학대를 받았은 것 같다는 건 정확히 기억을 한다. 그렇게 겁 많은 비글은 정말 태어나 처음 봤다.
누가 비글을 지랄견이라고 했던가.
세 번째 꼬리가 긴 (단미를 하지 않은) 웰시코기는 개고기용 도살장에서 구조된 아이라고 했다. 영국 여왕이 키우는 그 좋은 종이 개고기 도살장에 있었다는 게 내게는 좀 놀라운 사실이었다. 인식 칩이 있었다고 하던데 주인은 오래도록 연락을 받지 않았다. 결국에는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 잘 지낸다고는 하던데, 어렴풋이 들은 이야기로는 주인이 강아지를 부탁한 친척집에서 아는 집으로 보내고, 구조된 곳은 도살장이었다고 했다.
네 번째 목청이 큰 웰시코기의 사연은 모르겠다.
다섯 번째, 지금 우리 집에 있는 치와의 사연은 사실 관심이 없었다.
친구가 지방 어디 시청에 가서 받아왔다는 것 말고는.
아, 받아오던 날 내게 전화해 화를 내며 심장사상충에 중성화에 아무것도 강아지에게 해 준 것이 없이 그냥 버렸더라고 했던 것은 기억이 난다.
치와의 새로운 보호자를 찾는데 필요한 정보를 적는 중이었다.
야. 치와 중성화한 거 맞지?
접종은?
근데 얘 언제 데려왔더라?
친구는 치와를 어느 지방 작은 도시에서 데려왔다.
중성화도 필수접종도 그날 내 친구를 만나서야 했다.
그렇게 방치된 강아지 치고 치와는 집에서 사람 손에 안겨 자란 게 너무나 티가 났다.
더 정확히 하자면, 사람이 편하게 키우기 위한 거의 모든 훈련이 끝나 있는 상태였다.
벨소리에도 발소리에도 짖지 않고 배변도 완벽하게 가렸다.
하지만 가족과 타인은 정확하게 구분을 했다.
반면 필수 접종도, 중성화도, 인식칩도, 그 어느것도 제대로 된게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2살...
유기견인 치와의 나이는 2살로 추정된다.
이 어린 강아지를 왜 버렸을까 궁금해서 찾아봤다.
지금보다 더 어린 치와와는 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갑자기 궁금해졌거든.
지금도 작고 귀엽지만, 찾아보니 아기 치와와는 훨씬 더 작고 귀엽고 예뻐서 할 말을 잃었다.
만약 이렇게 작고 귀여운 맛에 키웠다면
2살의 이 녀석은 효용이 떨어졌겠지.
그저 나는 이렇게 추측이나 할 뿐이다.
넌 지금도 귀여운데.
대체 어쩌다 유기견이 된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