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임시보호> 키워보니 어때?

오늘의 수다

by 상지

오전 오후 산책이 힘들었나 보다.

우리 집 어린이와 치와가 초저녁부터 깊은 잠에 빠졌다.

남편이 퇴근을 하고 오랜만에 조용히 저녁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그가 물었다.

"키워보니 어때?"


음.. 좋긴 해. 근데 나는 개를 키울 사람은 못 되는 것 같아.

이걸 깨달았다는 게 가장 큰 소득이야.


사실 치와를 데려오며 괜찮으면 아예 우리가 입양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 녀석의 분리불안이 상상 이상이었다. 그렇게 첫날부터 서로 너무 고생을 하면서 이 생각은 멀어졌다.

어느 집에 가도 일주일은 고생을 한다는데, 그렇게 치면 치와는 꽤 빨리 적응을 한 편이지만 분리불안만큼은 우리 집에서 감당 못할 일임이 너무나 눈에 보였다. 하루 종일 데리고 같이 있어줄 주인을 찾아주거나, 치와가 원래 있던 곳처럼 하루 종일 같이 지낼 다른 강아지가 있는 집이 오히려 더 나을 것 같았다.

그럼에도 이른 아침마다 "이제 그만 자고 나 좀 봐줘!"라며 멍멍 짖어대는 이 녀석을 무릎에 올려놓고 고민을 했던 건, 우리 집 어린이 때문이었다.

치와는 크기도 성격도 우리 집 아이와 잘 맞았다. 형제 없이 혼자이고, 엄마가 아픈 관계로 언제까지 외동 일지 알 수 없는 아이인지라, 동생처럼 친구처럼 반려견은 좋은 존재가 되어줄 것 같았다.

실제로 치와가 온 후, 늘 혼자 심심하다는 말이 입에 붙어살던 아이의 얼굴에서 보기 드문 밝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기도 했다. 오죽 좋았으면 "치와가 너무 보고 싶어요."라며 울다가 잠이 들었을까. 그 날은 치와를 데려왔던 날인데.

"우리 집에 강아지 있다!"

한껏 뽐내며 어린이집 언니 오빠들 앞에서 의기양양 산책시키러 나가던 모습도, 만날 아기 우는 소리를 내던 아이가 누나 다운 모습으로 치와를 챙기는 것도 좋았다. 아이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반려견을 키우는 게 좋다는 말이 이 뜻이구나, 이번에야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치와를 보내기로 했다.

나에게 있는 개 고양이 알레르기 때문이다. 심각할 정도로 예민하지는 않지만, 있기는 있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한 두 마리와 반나절 이상 있어봤는데 무리가 없어서 치와의 임보를 맡았던 것이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그동안 치와를 안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치와의 주인인 친구가 귀국하기 전에 내가 먼저 아프면 안 되니까. 빈집에 다시 혼자 있게 되면 분리불안이 더욱 심해질 테니 녀석을 다시 혼자 그 집에 두고 올 일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였다.

임시보호 6일째. 결국 기침과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비염이 올라왔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난리인 이때에 강아지를 안고 병원을 가기도 뭣해서, 집에 있는 약들로 임시처방을 했다.

안약을 넣고 눈을 깜빡이며 앉아 생각을 했다.


이렇게 며칠은 해도 길게는 못하겠다.

나는 강아지를 못 키울 사람이라고.


키워도 일주일이 최대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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