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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Mar 14. 2019

수술 전후, 별다를 것 없는.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입원 날 아침부터 아이 어린이집 소풍 도시락을 쌌다.
딸과 함께 코끼리열차를 타고 동물원 앞까지 가고, 간 김에 혼자 스카이 리프트를 타고 동물원 구경을 했다.
수술 후에 정신을 차려보면 이 가을이 없을지도 모른다며.
정말이지 수술을 마친 후 내가 어떤 상태일지 가늠을 할 수 없어 무서웠다.
고통스러울 텐데, 결과가 내 예상과 다를 수 있을 텐데, 내 손으로 상황을 어떻게 컨트롤하지 못할 텐데.

그 또한 여유와 낭만이었음을 수술 후에야 깨닫는다.
그냥 가는 거더라.
달라질 것은 딱히 없다.
그저 현실을, 닥치고 닥칠 현실을 버티고 견디는 거다.
최대한 잘.

그러니 하나님.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설령 기도도 못할 상황에 닥치더라도, 내 기도 아시지요.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2018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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