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종양내과 첫 진료.
항암 8차에 표적치료까지 총 15개월이 소요될 거라는 말을 들었다.
사계절을 돌고도 남는 거지.
독박 육아에 독박 항암.
이제는 왜 독박 항암이냐며 양가 부모님 어디 계시냐는 소리라던지
누구는 그 병기에서 항암 안 했는데 너는 왜 그러냐는 질문이라던지
힘내라는 말이라던지
완쾌하라는 말이라던지
생각을 긍정적으로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는 조언인지 욕인지
듣기만 해도 화가 치솟는다.
어쩌라고 이런 상황인걸.
너무 힘들어서 힘낼 힘도 없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살면서 언제 또 어떻게 재발하고 전이될지 모르는 병에 완쾌가 어디 있어.
내가 예민하고 날카로워서 이 병에 걸린 거면, 더 느긋하고 착하고 순하게 살았다가 진즉에 죽었을걸. 화병으로.
같은 병을 사는 사람들 카페에 이 상황을 알리며 처방이 잘못 나온 거였음 좋겠네, 도망가고 싶네, 항암 받다 죽을 것 같네 주절거렸더니 희망을 가지란다.
독한 약으로 제일 짧게 잡힌 거라고. 죽진 않을 거라고.
푸하하 하하하.
그래, 독하고 짧게.
짧은 건지는 모르겠다만.
하늘이 무너져도 어딘가 내가 살 구멍은 있겠지.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