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세돌 치레 치고는 좀 거창한 것 같다.
이틀이 넘도록 아이의 열이 38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아 이틀 내내 저녁마다 응급실로 달려갔다.
40도를 넘나드는 고열과 멈추지 않는 기침 그리고 오한.
이젠 제법 말을 해서 의사표현도 정확히 한다.
“엄마. 아파요. 춥고 어지럽고 아파요.”
그나마 신랑이 있는 주말이라 다행이다.
예전에야 나 혼자 아이를 데리고 입원도 퇴원도 다 했다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니까.
당장 입원시켜야 한다고 할까 봐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손녀딸이 아파서 아픈 딸이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갔다는 소식을 들은 친정엄마는 아빠 병실에서 그저 울며 기도를 할 뿐인, 그런 상황이니까.
검사 결과 RS바이러스가 나왔다고 했다.
가을 겨울이면 유행하는 그 바이러스.
소아응급실에 있는 격리실로 격리를 당했다.
엄마가 감염을 조심해야 하는 암환자라는 건 중요치 않았다.
아이는 아플수록 엄마를 찾아서, 비니를 눌러쓰고 마스크도 꼭 눌러쓰고 아이를 안았다.
“아가야 저 주사 맞고 집에 가자.”
아이에게 감염되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식염수로 코 청소 자주 해주고, 손 자주 씻고,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자고 그리 살았더니 절대 차도를 보이지 않던 기침이 좋아지고 있다.
그나저나 내일은 월요일이고
이번 주에 2차 항암이네.
내 호중구 관리는 어디로...
지금 만들고 있는 배숙이 효과가 있어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