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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Apr 21. 2019

적당한 관심과 무관심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어! 민트씨 파이팅!”

내 머리에 대한 언급은 이게 전부였다.
중요한 건 삶을 즐겁게 살아내는 것이라는 덧붙임이 있긴 했다.

등원하기엔 많이 아프고 외출은 할만한 우리 집 언니를 데리고 꽃 수업에 갔다.
몸이 아파 만사 귀찮다면서도 엄마가 자기 없이 하는 일상들이 궁금하긴 한 모양이다.

꽃과 자동차 장난감들이 있는 카페에서 아이는 꽁냥꽁냥 잘 놀았다.
아픈 아이가 폐를 끼친다고 눈치 받을까 봐, 느닷없이 머리카락 없이 나타나 놀랐다거나 기타 등등의 이야기를 듣거나 해야 할까 봐 내심 걱정이었는데, 그 모든 게 다 기우였다.

그 적당한 관심과 무관심이 감사했다.
하루하루가 숨 떨리는 외줄 타기 같지만, 지나고 보면 지난 하루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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