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2018년 10월 19일 수술 후 3개월이 지났다.
그간 AC항암 4차를 했고, 표적 항암 허셉틴과 방사선 치료 19회를 앞두고 있다.
몸무게는 3kg 정도 빠진 상태로 유지 중이다.
(최대한 가볍게 측정한 무게로, 옷 입고 재면 수술 전과 별 차이가 나지 않아 괜히 억울하다.)
계절이 겨울이라는 핑계로 운동을 쉬었고, 식습관만 좀 바꿔봤다.
바뀐 식사습관을 기록해보면..
아침 :
나는 원래 일어나자마자 빈속에 투샷 아메리카노만 마시던 인간이었다.
수술 후부터 홍차를 우리면서 티팟에 생강차 한 티스푼을 넣어 마신다. 차를 마시고 속이 따듯해지면 사과 한 알과 견과류 정도를 먹는다. 사과 한 알이 배불러서 반으로 줄여볼까 싶다.
점심 :
주로 외출했을 때라 먹고 싶은 걸로 외식을 했다. 밖에서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해서 고생을 좀 한다. 점심을 집에서 먹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도시락을 싸거나.
저녁 :
파프리카+브로콜리+샐러리를 기본으로 하는 샐러드를 만들어 식전에 먼저 먹고 식사를 시작한다. 드레싱은 이딸리에서 구입한 레몬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로 한다.
항암 때는 소화를 쉽게 하기 위해 흰쌀밥을 먹어야 한다기에 흰쌀밥을 먹었으나, 허셉틴을 시작하면 현미 잡곡으로 바꿀 생각이다.
큐민이 암환자에게 좋다기에 큐민과 마살라 등 카레 향신료를 구비해뒀다. 닭고기랑 그렇게 잘 어울린다는데, 돼지고기 카레를 밥 대신 호밀빵에 얹어 먹어도 상당히 괜찮았다.
뜸 선생님이 가공식품을 피하고 음식을 맑고 깨끗하게 먹어야 한다는 조언을 주셔서 (사실 이건, 항암 섭식에서 공통되게 듣는 말이긴 하다.), 가미를 좀 더 줄여보고자 한다.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 신랑의 반발이 예상되나, 집에서라도 청정하게 먹으면 서로 좋은 일 아닐까..?
유기농 식자재를 먹어야 한다는데, 아직도 생협과 마트와 시장 사이에서 늘 갈팡질팡한다. 유기농이라 함은 항생제 농약 촉진제 유전자 조작 등을 피한 식재료를 말하는데, 아마 결국에는 좋은 식자재로 적게 먹는 방향으로 가게 되겠지.
그렇게 살아야 하고.
곰곰이 생각할수록
조금 더 불편하고
조금 덜 배부르고
조금 더 움직이는 삶이 와 닿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