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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지 Jul 02. 2019

허셉틴 2/18

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허셉틴은 몸무게에 따라 주사량이 유의미하게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주사 전 외래도 네다섯번에 한 번씩 있다.

이번은 진료 없이 주사만 맞고 가는 날이었다.
아침 일찍 아이를 등원 시키고 병원으로 가 서둘러 접수를 했는데도 대기만 1시간. 두둥-
실제 대기 시간은 40분 이었지만.

오른쪽 허벅지에 주사를 꽂고 아주 천천히 금방 맞는 주사다.
역시나 바늘이 들어가고 약이 들어갈때 참 아팠다.
그래도 곧 잊고 간호사님께 이것저것 물어보는 나란 인간.
허셉틴도 AC처럼 체중에 따라 주사량이 달라지냐고도 물어보고, 지난번엔 허벅지 근육통이 너무 심했다고 하소연도 하고.


허셉틴을 마치니 오전 11:40분이다.
예약된 방사선치료는 오후 1시.
아침도 점심도 먹을 여유 없이 다음 병원으로 가야했다.

방사선치료를 집 가까운 곳으로 전원했더니 허셉틴과 겹치는 날은 정말 아침부터 바쁘다.
이럴줄 알았으면 방사선 시간을 늦은 밤 시간에서 변동하지 말 것을 그랬나 잠시 후회도 들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정이었으니 후회는 접는걸로.
애 아빠가 매번 칼퇴를 해서 올 수 없으니까.

오늘은 전도사님이 함께 와주셔서 그 차로 움직였지만, 만약 도움 없이 혼자 대중교통으로 움직였다면 과연 나는 시간 안에 일을 다 볼 수 있었을까.
(병원 주차장에서 여러번 고생한 이후로 왠만하면 대중교통으로만 다니고 있다.)

점심인지 아침인지 모를 식사는 오후 2시에나 먹을 수 있었다.
그래도 모든 일정이 일찍 끝난 덕에 낮잠을 자고 아이 하원을 갈 수 있었다.


사실 오늘은 아이의 어린이집 퇴소날이기도 했다.
지난주 졸업식과 함께 퇴소인 줄 알았는데, 원장 선생과 담임 선생님이 아이 데리고 치료를 어떻게 다니려느냐며 월 마지막날까지 등원 시켜도 된다고 하셔서 개근을 시켜버렸다.

주사 맞은 다리는 역시나 아프고, 주사 부위 주변으로 큰 원이 생겼다.
그래도 오늘도 많은 도움을 받으며 무사히 지나갔다.

자, 이제 다음주 계획을 짜보자...


2019년 3월


암투병도 계획적으로. 나는 독박육아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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