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찰나의 순간을 모아 만든 사진첩 같다

2026.02.22 2가 5개나 있는 해피 투투데이

by mintchokyolate

길었던 우기가 끝난 걸까. 오늘 싱가포르의 아침은 눈이 시릴 만큼 다정한 햇살로 시작되었다. 일주일 내내 쏟아지던 비 대신 찾아온 이 눈부신 일요일을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사실 아침 5시에 한 번, 6시 반에 한 번 눈을 떴지만 몸은 침대와 물아일체 상태였다.

"일요일이니까, 비도 안 오는데 그냥 나가서 커피나 마실까?" 짐을 챙겨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갔다가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지금 이 햇살을 두고 내가 왜 운동을 망설이지?' 다시 집으로 들어가 운동복을 갈아입고 헤드폰을 썼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햇살을 가득 머금고 8km를 달리는 동안, 길가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의 미소가 보였다. 다이어트를 선언한 지 딱 일주일째. 지난 일주일간 술과 빵, 디저트를 멀리하며 참아왔던 욕망들이 달리면서 하는 온갖 상상 속에서 소용돌이쳤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죽는 순간 마지막으로 떠올릴 후회는 무엇일까? '살을 좀 더 뺄걸'일까, 아니면 '그때 리스본에서 먹었던 에그타르트가 참 맛있었지'일까? 나는 100% 후자일 것이라 확신했다. 지금 이 햇살과 맛있는 순간을 즐기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인생에 대한 유죄'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운동을 하는 이유는 결국 움직임의 자유를 얻기 위함이고, 건강해지려는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며 오늘을 즐기기 위함이 아니던가. 인생은 결국 오감으로 체험하는 찰나의 모음집인데, 다이어트라는 명목하에 매 순간을 무채색으로 보낼 수는 없었다.


기분 좋게 땀을 흘리고 돌아와 사우나를 마친 뒤, 고소한 땅콩버터 토스트와 커피 한 잔을 곁들이며 싱가포르에서 아끼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냥 보내기 아깝네요. 저녁에 와인 한잔에 파스타 어때요?"



"언니 문자 받고 설레기는 오랜만이에요!" 라는 화답과 함께 돌아온 기분 좋은 "YES".


내가 건넨 다정한 제안이 누군가를 설레게 했다는 사실, 그리고 이 완벽한 날씨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행복은 거창한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이 햇살과 사람, 그리고 맛있는 한 끼에 있다는 것을 다시금 배운 일요일이다. 사진을 찍는 이유가 훗날 그 찰나를 추억하기 위함이듯, 오늘이라는 하루도 예쁜 사진 한 장처럼 정성껏 남겨두려 한다.


Happy Sunday, Feb 2026. 2.22. 충만하게 행복한, 투투투투투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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