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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콜라 Jul 09. 2024

호칭

아이들은 무언가에 푹 빠지거나 다급한 상황이 되면

자기도 모르게 편한 사람의 호칭이 불쑥 튀어나온다.


그러다 보니 나는 아이들의 엄마가 되기도 하고

아빠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삼촌과 할머니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나를 그렇게 부른 걸 깨닫자마자

"아 죄송해요. 선생님!"이라며 당황하는데

그 모습이 꽤나 귀엽다.



호칭이라는 건 관계가 형성되었을 때 생긴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호칭이 나온다는 건 심리적으로 매우 가까움을 의미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부르는 호칭에서

이 아이와 가장 가까운 사람,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이 누구인지 느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어느 정도의 거리일지 생각해 본다.

아이들과의 가장 적절한 거리가 어디일지도 고민해 본다.


예의와 친밀함의 사이.

존중과 신뢰의 교집합 위 어딘가.

그곳에 아이들과 내가 만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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