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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코끼리 Jul 25. 2016

아가야, 불안해하지마(2)

선택적함구증의 특징은 무엇일까?


지난편에 이어 선택적함구증에 대한 이론과  콩이야기를 써보려한다.


거참...... 무슨 교과서 읽듯 하품이 나오는 내용이기도 하고, 읽을수록 걱정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글을 쓰고 다시 고치다가 머리가 멍해지며 "나는 누구?여긴 어디?" 내가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이지 하는 심정에 그냥 포기해버리고 싶은 순간이 수십 번이었다. 그래도 하다가 관두면 찜찜해서 못참는 성격이기도 하거니와, 최근 '선택적함구증'을 검색하여 내 글을 읽게 된 독자들을 생각하여 사명감에 다시 글을 쓰는 중이다.

4.원인
정신분석이론 : 주로 정신분석이론에 입각한 원인으로는 구강기의 지나친 억압의 결과로 의존성,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공포심과 관계가 있다.

외상론 : 아동의 신체적 또는 성 학대와 관계가 있다는 원인으로서 외상성 함구증(traumatic mutism)이라고도 불린다. 부모의 폭력, 특히 언어발달의 중요한 시기에 받게 되는 얼굴이나 입 주변의 외상과도 관계가 있다.

체질적 또는 기질적 요인 : 태어날 때의 성격상의 특성과 관계가 깊다는 원인으로 어렸을 때의 지나친 수줍음 또는 가족내에서 지나친 수줍음 등을 원인의 일부로 보는 견해다.

분리불안 : 어머니와의 강한 정신적인 유대로 말미암아 어머니와 분리되었을 때 함구증을 나타내는 경우이다.

가족의 정신병리 : 부부간의 불화, 어머니의 우울증, 부모의 과잉보호, 가족들간의 지나친 의존심, 사회적 고립, 가족 상호간의 불신감 등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경발달학적 요인 : 일부 집단에서는 정신지체와 관련되기도 하고, 일부 집단에서는 대화장애, 유뇨증, 유분증과 함께 나타날 수 있다거나, 뇌파검사의 이상 소견이 일부 아동들에게 발견된다는 소견은 이러한 원인을 뒷받침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염색체 이상 : Simon 등은 1997년 18번 염색체 이상소견을 보고한 바 있다.

콩에게 원인이 될 만한 점을 딱히 찾을 수가 없다. 만약 콩이 선택적 함구증 성향이 있다면 , 내가 그것을 겪었으므로 체질적 또는 기질적 요인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 생각한다.


콩은 백일이 되기 전에 낮가림이 생겼고, 낯선 장소에 들어가기만 해도 아주 겁먹은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주변에 아무리 찾아도 , 이렇게 쉽게 아무데서나 울음이 터지는 아이를 못 보았다. 어떤 아기건 잠이 오면 힘들어 하지만 콩의 잠투정은 심한 편이었고, 특히 집이 아닌 장소에서의 잠투정은 정말 나도 따라 울고 싶을 정도로 심했다. 잠투정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졌지만, 낯선 곳에서의 불안감은 아직 썩 나아지지가 않았다. 

 

물론 나의 육아태도에도 문제가 있을수도 있다.

 17-18개월 때 나에게 너무 심하게 투정부리고 하루 종일 안기려고만 하여, 단 둘이 있을 때는 아무 일도 못했던 기간이 있다.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어서 전문가를 찾아갔다. 콩은 감각적으로 예민한 아이이며, 내가 아이의 마음을 입 밖으로 읽어주지 않아서 아이는 엄마가 자기 마음을 너무 몰라준다고 생각한단다. 엄마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고 말 대신 바로 행동으로 먼저 해주는 경향이 있어서 , 아이가 엄마는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들으며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안는 것을 선택한 것 뿐이라 하였다. 장님이 조언해준 대로 아이의 감정을 늘 읽고, 나의 상황을 설명하니 아이와 나의 신뢰관계는 금방 회복이 된 듯 했다. 아이는 더 이상 안아달라 요구하지 않았다. 밖에서의 불안감을 보이는 행동도 덩달아 달라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밖에서는 점점 더  얼음왕자가 되고 , 나와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 콩을 보고 좌절했다. 또래가 있는 상황에서는 손을 놓지 못했다. 놀이터나 키즈카페에 가면 가관이었다. 절대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가려하지 않았다.아무리 손을 떼고 괜찮다, 해보자 안심시켜도 , 불안한 눈빛으로 "엄마, 엄마"부르며 내 손을 잡고 아무도 없는 곳만 찾아다녔다.

 

5.치료 및 중재
치료는 행동치료, 심리치료, 약물치료, 가족치료 등 아동의 상태에 따라서 여러 가지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 치료자가 취해야 할 기본적인 태도는 아동 자신으로 하여금 자신이 정상적으로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도와주는 태도다. 초기단계에서는 제스처 등 비언어성 대화를 하도록 하고, 점차 한 단어로 대답하는 간단한 반응을 보이도록 유도하면서 점차 복잡한 문장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반된 불안 또는 우울이 있는 경우에는 나이에 따라서 놀이치료 또는 정신치료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부모-자녀 관계, 특히 어머니와의 공생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분리-개별화 과정을 도와주어야 한다. 언어의 발달에 장애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언어치료를 시행하여야 한다. 약물치료로는 페넬진이 시도된 바 있고, 최근에는 플루옥세틴에 의해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극심한 경우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치료가 필요한 것일지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나, 진단이 가능해야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아직 아이는 21개월 밖에 안됐다. 나는 콩과 다니면 그 녀석의 긴장이 오롯이 느껴졌고, 나가서도 종일 손잡아라 안아라  요구를 맞춰주는 것도 체력이 딸렸고 ,괜찮다 안심시키며 밝은 모습으로 애를 북돋는 것 만으로도 이미 지쳐있었다. 숨을 가다듬고, 잠시 한 템포 쉬어가기로 했다.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날수록 나 뿐 아니라 아빠, 할머니, 이모도 콩이 또래들을 보는 순간 갑자기 심하게 불안해 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횟수가 많아졌다.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나는 마치 콩이 선택적 함구증으로 가기 직전의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어떠한 계기가 주어진다면, 콩이 그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지 않을 수도 있다는 버릴 수 가 없다.


추신. 최근 스노우 어플이 유행인가보다. 다운받아 해보니 어마어마하게 좋아한다.  뽀로로를 대신 할 만한 어플인듯.  한 달도 채 못갔지만 ...
6.참고 문헌

김미경, 문장원, 서은정, 윤점룡, 윤치연. 《정서 및 행동 장애아 교육》. 학지사. 2007.

김청송.《정신장애 사례연구 : DSM-IV를 중심으로》. 학지사. 2002.

William L. Heward. 김진호, 박재국 방명애 번역. 《최신특수교육》. 시그마프레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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