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트코끼리 Jul 21. 2016

아가야, 불안해하지마(1)

선택적 함구증의 특징은 무엇일까?

콩이 선택적 함구증 일 수도 있을까?를 생각하기 시작하니 며칠동안 잠이 오지 않았다. 틈만 나면 인터넷을 검색하여 선택적 함구증의 진단과 치료방법에 대해 찾고, 발달센터에 글을 남겨 자문을 구하기도 하였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신기하리 만큼 정보가 별로 없었다. 이럴수가. 내가 7년동안 겪었던, 선택적 함구증이라는 병이 이렇게도 희귀한 병이었단 말인가?


제일 많은 글들은 "우리아이가 선택적 함구증일 수도 있나요?" 라는 질문이었고, 댓글들은 별 다른 도움이 안되는 내용들 뿐이었다. 가령, 내가 읽기에는 거의 나의 어린시절 모습과 일치하는 모 그 증상이 맞는것 같다 생각했지만, 댓글들은 "그냥 낯을 많이 가리는 것 뿐이니 걱정말라.","우리 아이도 비슷했지만 적응이 되니 말을 하기 시작했다." 등 주로 그 엄마를 안심시키는 내용들 뿐이었다.


육아전문서적과 검색포탈사이트들은 대부분 같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선택적 함구증에 대한 서적도 아주 오래된 미국 작가의 서적 뿐이었다.아마 전공서적들에서는 선택적 함구증을 다루고 있겠지만 일반인들이 접하는게 쉽지 않았고, 논문들을 찾아봐도 공개된 것들은 거의 다 특정한 한 명의 환아에 대한 관찰과 심리치료 과정이었다.



인터넷 검색포탈에 "선택적 함구증" 이나 "선택적 함묵증"을 치면 아래 내용이 나온다.  콩의 특징과 한 번 비교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1.출현율

DSM-IV에는 1%이하, 보통 5세 이전에 발병하며 여아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다. 이 증상은 주로 몇 달 정도 지속되지만, 때로는 더 오래 지속되기도 하고, 심지어 몇 년 동안 계속될 수도 있다.

5세 이전이라니... 내 생각보다 정말 어린 나이에 발병한다. 그러면 아직 두돌도 안된 콩도 해당될 수 있다. 실제 내가 인터넷에서 본 정말 많은 실례에서 어린이집 선생님이 "일년 동안 아이가 말을 안했어요." 라는 식으로 엄마에게 알려주어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은 듯 했다. 식구들과 있을 때는 말이 많고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을 하니 , 어떠한 사회적 집단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경우 모르고 방치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2.진단 기준

다른 상황에서는 말을 할 수 있지만 특정한 사회적 상황(예를 들면, 말하기가 요구되는 상황이나 학교 등)에서는 지속적으로 말을 하지 못한다.

장애가 학업적, 직업적 성취나 사회적 의사소통을 저해한다.

장애의 기간이 적어도 1개월은 지속되어야 한다.(입학 후 처음 1개월은 포함되지 않는다.)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사회 생활에서 요구되는 언어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그 언어에 대한 불편과 관계가 없는 것이어야 한다.

장애가 말더듬과 같은 의사소통 장애로 설명되지 않아야 하고 전반적(광범위성) 발달장애, 정신분열증, 다른 정신병적 장애의 기간 중에만 발생되지 않아야 한다.

언어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불편과 관계가 없어야 한다는 것은 콩처럼 두돌도 안된 어린 아이들에게는 참으로 힘든 기준이다. 콩은 18개월 이후 단어가 급격히 늘고 있으며, 집에서는 시끄러울 정도로 소리를 지르는 편이다. 하지만 바깥에 나가면 옹아리나 우와~라는 감탄사조차 하지 않는다.  발달센터에 전화로 물어보니, 아직 문장을 말하지 못하는 어린 유아들의 경우에는, 언어 발달이 덜 되어 침묵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점은 아직 이해가 안간다.) 남들 앞에서 말을 안한다고 단순히 선택적 함구증이다 아니다는 판단할 수는 없단다.

 

3.특징

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특정 상황에 대한 두려움, 지나친 부끄러움, 강박, 분노 발작, 사회적 위축, 그리고 통제에 대하여 반항하는 행동(특히 집에서)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이 증상은 문화적, 사회적 배경 및 연령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또래 놀림을 당하고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일반적으로 이 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정상적인 언어 기술을 가지고 있으나 때로는 의사소통 장애(예:음성학적 장애, 표현성 언어장애 혼재 수용-표현성 언어장애)또는 발음장애를 일으키는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가 동반되기도 하며 불안장애(특히 사회공포증), 정신지체, 입원, 또는 극심한 심리 사회적 스트레스와 연관되어 있기도 한다.


콩의 성격과 아주 유사하다. 특히 집에서 통제에 대한 반항은 정말 대단하다. 기분이 좋아서 깔깔 웃다가도 위험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얘기하거나, 먹고 싶은 간식을 다 먹어버린 후에는 순식간에 공격적인 아이가 된다.  머리를 쿵쿵 바닥에 박는다거나,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지른다거나, 손톱으로 상대방 얼굴을 할퀴는 일은 예사이다. (훈육을 시작하였다.) 낯가림은 사람에 대해서도 ,장소에 대해서도 모두 심한 편이다.


 글을 읽을수록 내가 나의 아이를 너무 이 상황에 끼어맞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문이 생긴다.

참으로 교과서적인 이야기에 눈이 아프고 머리도 멍해진다. 읽을수록 '그럼 나는 왜 선택적 함구증을 겪었을까 ?'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도 잘 모르겠다. 나에 대한 것도 모르겠는데, 아이가 왜 이런지를 어떻게 알겠는가. 나 혼자 이렇게 파고드는게 의미가 있나? 그래도 우리아이는 그렇게 되어서는 안되니까, 전문가를 찾을지 말지 다시 생각을 해보자. 그럼 다시 글을 읽어볼까 ? 쳇바퀴 돌리듯 나의 머릿속은 같은 생각들을 순서대로 반복할 뿐이다. 그리고 그 쳇바퀴를 돌릴수록 울적해지는 기분은 별 수 없다.

목록에는 원인과 치료방법이 더 있으니, 잠시 라떼로 기분전환을 하고 와야겠다.

다음편에 계속.

식구들과 있을 때는 웃음이 참 많은 애교쟁이 콩.  이 웃음을 또래들 앞에서도 맘껏 보여줄 수 있길.


매거진의 이전글 그게 뭐가 문제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